[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강인과 데지레 두에의 자리를 바꾸면 좋지 않았을까. 이강인이 모처럼 선발 출장한 파리생제르맹 경기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9일(한국시간) 프랑스 렌의 로아존 파르크에서 2024-2025 프랑스 리그앙 25라운드를 치른 파리생제르맹(PSG)이 스타드렌에 4-1로 승리했다. 무패 선두인 PSG는 20승 5무가 됐다. 렌은 9승 2무 14패다.
이강인은 약 3주 만에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다. 로테이션 멤버로서 잡은 소중한 출장 기회다. 앞선 6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버풀전에서 교체투입조차 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이번 렌전을 통해 리버풀을 상대로 잘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위치는 오른쪽 윙어였다. 전반적으로 1.5군에 가까운 선발 구성이었다. 공격은 브래들리 바르콜라 한 명만 주전이고 최전방의 곤살루 하무스, 오른쪽의 이강인은 로테이션 멤버였다.
전반 38분 이강인이 날카로운 슛을 날렸다. 팀이 압박에 성공한 뒤 전진패스를 받는 상황에서 이강인이 공격수답게 전방으로 뛰면서 기회를 잡았다. 수비 한 명을 살짝 제치고 왼발슛을 날렸는데, 꽤 날카로웠지만 선방에 막혔다.
이강인은 이날 슛 1회, 키 패스 1회, 드리블 성공 2회, 패스 성공률 93%를 기록했다.
이강인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도 공격수다운 성실한 움직임을 가져갔지만 공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있었다. 예를 들어 왼쪽 측면에서 공격이 진행 중이면 이강인이 수비 등 뒤에서 문전침투를 준비했다. 노마크 위치에서 공을 기다리는 이강인을 동료가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이강인 자신의 플레이는 안정감과 파괴력을 모두 조금씩 보여주면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아쉽지만 이강인이 윙어로 나올 때 요즘 팀 스타일과 썩 맞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경기이기도 했다. 이강인이 잘 하는대로 경기장을 좌우로 넓게 쓰며 상대 수비를 흔드는 것보다는, 가까운 쪽 윙어에게 스루패스를 주면서 직선적으로 상대를 흔들려는 공격이 더 잦기 때문이다.
또한 이강인의 파트너가 주전 윙백 아슈라프 하키미가 아닌 임시변통으로 출장한 워렌 자이르에메리라는 것 역시 아쉬웠다. 이강인은 하키미와 호흡이 특히 좋지만 자이르에메리와는 공격에서 합을 맞추기도 힘들었고, 측면 수비 자체가 헐거워서 공격권을 많이 따내지 못한 면도 있었다.
이런 전술에서 이강인의 위치는 윙어보다 미드필더가 더 어울린다. 어차피 로테이션 멤버로서 윙어 자리를 소화해도 주전 윙어인 바르콜라,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자리를 위협하긴 힘들다. 반면 미드필더로서는 좀 더 경쟁력이 있다. 이강인이 중원에 배치됐으면 장차 주전 경쟁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 이강인을 미드필더로, 두에를 윙어로 두 명의 자리를 바꿨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물론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강인에게 기회가 올 가능성도 높다. 이날 두에가 약간 부상 기미를 보였지만 결국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앞으로 공격진이나 중원에서 결원이 생긴다면 이강인은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 둬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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