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기쁘지 않나"…`尹 구속 취소`에 불 붙은 `반탄` 집회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인용하면서 주말 탄핵 찬반 집회에도 불이 붙었다. 지지자들은 광화문과 여의도 등에 집결해 윤 대통령 석방을 촉구했다. 진보 단체와 야5당은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탄핵 촉구 집회를 연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석방 촉구 집회에서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 홍보 사진이 화면에 나오고 있다. (사진=정윤지 기자)

이데일리가 8일 오전 11시쯤 찾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든 중년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이날 광화문에서는 오전부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이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자유마을’이라고 적힌 빨간색 조끼를 입은 대국본 관계자들은 속속 모이는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자유통일당 가입 신청서’와 ‘미군 철수 반대’ 등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20대나 30대 등 청년 집회 참가자들에게는 “청년들이 무대 앞쪽으로 가서 앉아야 한다”고 이끌었다. 또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지지하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의 포스터를 나눠주기도 했다. 이들은 본 집회가 열리기 전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심우정 검찰총장,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구속해야 한다며 집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날 집회에서는 ‘4대4 탄핵 기각’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참가자들이 광장을 걸어 다니며 “윤석열 석방” “지귀연 판사 만세” 등을 외쳤다. 집회 참가자들은 검찰이 전날인 7일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취소 인용을 하루빨리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단에 한 여성 참가자는 “윤석열 대통령님이 구속취소됐다니 정말 기쁘지 않느냐”며 “이건 너무나 당연한 결과인데 검찰이 질질 끄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윤석열 대통령님을 지금 당장 석방하라”고 소리쳤다.

또 다른 집회 참가자도 무대 위에서 “어제 대통령이 구속 취소가 되면서 (관저가 있는) 한남동에 갔다”며 “새벽 3시까지 한남동을 지켰는데 검찰총장과 검찰이 대통령을 풀어주지 않고 있다”며 윤 대통령 석방을 촉구했다. 구속 취소 인용을 결정한 재판부에 대해서는 “지귀연 판사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 “사법부가 편향에서 벗어난다면 탄핵 기각도 나올 것”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앞서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다만 검찰이 재항고와 석방 지휘를 놓고 장고에 들어가면서 아직까지 윤 대통령 석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광화문뿐 아니라 서울 각지에서 이날 윤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대 집회가 각각 열리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는 오후 1시부터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하는 탄핵 반대집회가 개최됐다.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 집회에는 오후 2시께 경찰 비공식 추산 각각 3만명, 8000명이 모였다.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에서는 오후 2시부터 촛불행동이 주최한 탄핵 촉구 집회가 열리고, 이어서 민주당 등 야5당의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