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현대제철이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에 이어 미국 트럼프 정권의 관세 폭탄,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
현대제철은 美·中 국제적 리스크와 함께 당진공장 폐쇄까지 이른 최악의 상황이지만, 초유의 '직장폐쇄'라는 강경책으로 대응하며 정면 돌파에 나서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우선 중국산을 비롯한 저가 수입 철강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에 산업 피해를 호소하며 반덤핑 제소에 나서는 등 적극 대응 중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7월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에 이어 같은해 12월 중국산과 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에 나섰다. 저가 수입산 철강재의 국내 시장 침체로 국내 산업의 피해를 방지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직접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 결과 정부 당국은 중국산 후판에 대해서는 지난달 20일 예비판정을 통해 27.91~38.02%에 달하는 잠정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당국은 수입산 열연강판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에 나선 상황이다.
철강업계에서는 중국산 후판을 원자재로 사용하는 조선·건설업계의 원가 부담 증가 리스크에도 본조사 단계에서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가 최종적으로 부과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소를 주도한 현대제철도 수입산 저가 철강으로 인한 산업 피해가 확실한 만큼 후판 뿐 아니라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향후 조사를 통해 관세 부과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지난해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 등의 여파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하는 실적 부진을 겪었다.
올해 1월 현대제철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3조2261억원·영업이익 3144억원이라고 실적을 공개한 바 있다. 이는 2023년 25조9148억원·8073억원 대비 각각 10%, 60% 넘게 급감한 수치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내 철강 산업 보호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25% 철강 관세 역시 현대제철이 직면한 과제 중 하나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철강 산업의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부작용에도 12일 해당 관세 적용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검토 중인 미국 내 약 10조원 규모의 제철소 건설 투자가 트럼프의 철강 관세에 대응책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해당 투자로 인한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무엇보다 구체적인 관세 적용 방식이 아직 구체화 되지 않은 만큼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며 종합적인 대응책을 모색하겠다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미국의 관세와 중국의 저가 공세에 이어 현대제철은 냉연강판을 생산하는 당진 공장폐쇄와 잇따른 순천 공장 파업을 주도하는 노동조합 때문에 핵심 제품인 냉연 생산마저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산적한 악재에 기름을 부은 노조의 파업에 대해 현대제철은 초유의 직장폐쇄라는 강경책을 펼치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노사 간 임금 및 성과급 지급에 대한 이견으로 당진 공장에서 노조는 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기본급 500%와 1800만원의 성과급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기본급 450%와 1000만원을 제시하며 의견이 충돌했다. 이에 사측은 생산 차질과 손실을 이유로 지난달 24일 직장폐쇄를 단행한 것이다.
노조는 이를 두고 “전면적인 전쟁 선포”라며 총파업을 결의한 가운데 현대제철은 노조의 파업 철회 없이 직장폐쇄 해제는 없을 것이라며 강경한 대응 원칙을 세웠다. 사측은 제안한 기본급 및 성과급 규모만으로도 적자 전환인데 더 이상의 양보는 불가하다며 순천 공장에 대한 추가 직장폐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회사가 처한 위기 속 영업이익이 60% 넘게 급감한 상황에서 노조가 주장하는 임금과 성과급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기본적으로 노사 모두 대화를 통한 원만한 협의를 추구하고 있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 직장폐쇄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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