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협 “무분별한 간호대 정원 확대···간호사 취업절벽 불렀다”

[사진=연합뉴스, 그래픽=이승준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간호계에서 무분별한 간호대학 정원 확대가 간호사들의 취업난을 유발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 대한간호협회의 ‘전국 간호대학 입학정원 및 요양기관 활동 간호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병원급 이상(요양병원 제외)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수는 2021년 전년 대비 1만5305명이 증가했으나, 2022년에는 1만2354명으로 둔화된 데 이어 2023년에는 1만2280명으로 다시 소폭 감소했다.

간호계에서는 의료기관 간호사 수는 매년 크게 줄어들고 있으나 최근 5년 새 간호대 입학정원은 3000명 이상 늘어나 앞으로 배출될 신규 간호사들의 경우 기존에 겪어보지 못한 심각한 취업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실제로 의정갈등이 시작된 지난해에는 코로나 유행시기였던 2021년보다 30%(4574명) 가까이나 감소한 1만731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간호사 수가 코로나 유행 시기인 2021년 대비 의정갈등이 시작된 2024년에는 5801명이 줄어든 2512명이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같은 시기 신규 간호사 수는 2021년 2만1741명, 2022년 2만3363명, 2023년 2만3359명, 2024년 2만3567명 배출됐다. 그럼에도 간호대 입학정원은 매년 증가했다. 2021년 2만144명에서 22년 2만20230명, 2023년 2만2860명, 2024년 2만3560명, 2025년 2만4560명이었다. 2026년 간호대 정원은 간호사 취업난을 고려해 전년도 수준에서 동결됐다.

간호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아무런 대책 없이 간호대 입학정원을 늘리기만 하면 교육의 질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실습환경 및 교수진 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리한 증원은 간호사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인력을 배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인력 양성은 간호 서비스의 질 저하로 환자 안전까지 위협하게 된다”면서 “충분한 실습과 교육을 받지 못한 간호사가 현장에 배치될 경우 환자 안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양적인 확대보다 질적인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일방적 간호대 정원 확대 행보도 문제시했다. 간호계 관계자는 “정부의 일방적 간호대 정원 확대는 간호교육의 질적 저하와 졸업 후 취업난 야기 등의 많은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진단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