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부산시, 산업은행 이전 왜 이렇게 갈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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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부산시, 산업은행 이전 왜 이렇게 갈망할까

더리브스 2025-03-07 15:08: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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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부산시가 산업은행 이전 추진을 위해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무산 가능성이 점쳐지자 재점화에 나선 모습이다.

이는 최근 한국 제2의 도시란 말이 무색하게 부산에서 젊은층 이탈과 고령화가 가속되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부산시가 산은 이전으로 경제 특수를 노리는 배경이다.

다만 이전 사례에 비쳐본 바 산은 이전에 따른 효과를 확신할 수 없는 측면은 감안해야 한다. 이는 자칫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이 될 수도 있어서다. 


한국사업은행법개정 촉구 국민동의청원 5만명 돌파


부산상공회의소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국산업은행법 개정 촉구관련 청원동의 안내문' 팝업. [사진=부산상공회의소 캡처]
부산상공회의소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국산업은행법 개정 촉구관련 청원동의 안내문' 팝업. [사진=부산상공회의소 캡처]

부산상공회의소가 주관한 한국산업은행법개정 촉구에 대한 국민동의청원이 지난 4일로 청원요건인 5만명을 달성했다. 산업은행 본점 위치를 서울특별시에서 부산광역시로 변경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청원과 더불어 부산시 박형준 시장은 연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완수하겠다고 다시금 공언했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산업은행 이전이 대통령 탄핵소추 등 혼란한 정국으로 동력을 잃자 부산시장이 직접 나서 지역 의견을 내비친 셈이다.

박 시장은 지난 4일 “올해는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완수하는 해로 부산시민의 결집한 심으로 반드시 이뤄내겠다”라며 “부산시민의 간절한 염원에 부응해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관련된 논의의 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과 관련된 행정절차는 지난 2023년 5월 국토교통부가 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 및 고시하며 마무리됐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재발의된 한국산업은행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며 실질적으로 추진되진 못했다. 


인구절벽 위기 맞닥뜨린 부산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연구원이 지난해 6월 28일 게시한 '지방소멸 2024: 광역대도시로 확산하는 소멸위험' 중 부산광역시의 향후 30년간 인구변화 전망 결과를 나타낸 표. [사진=한국고용정보원 제공]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연구원이 지난해 6월 28일 게시한 '지방소멸 2024: 광역대도시로 확산하는 소멸위험' 중 부산광역시의 향후 30년간 인구변화 전망 결과를 나타낸 표. [사진=한국고용정보원 제공]

부산시는 산업은행 본점 이전을 국정과제라는 명분으로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청 관계자는 국민동의청원을 하게 된 계기를 묻는 더리브스 질의에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지역 현안 업무이자 염원”이라며 “중앙정부나 국회에서 움직임이 없다 보니 지역에서 먼저 움직여보자는 계기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순히 이 이유만으로 부산시와 부산상공회의소가 국민동의청원을 추진하며 온·오프라인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건 아니다.

현 시점에서 부산시는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가 간절한 상황이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도 불리는 부산은 현재 초고령화와 청년층 이탈, 일자리 부족, 낮은 임금수준 등으로 빠르게 소멸위기 지역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연구원은 ‘지방소멸 2024: 광역대도시로 확산하는 소멸위험’ 보고에서 부산을 광역시 중 최초로 소멸위험단계에 진입한 지역으로 꼽았다. 또한 30년 후인 2050년에는 부산 전체 인구는 4분의 1이 감소하며 그중 65세 이상 인구는 3분의 1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통계청 수치로도 부산시 인구 감소 추세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지난해 부산지역 출생아 수는 9년 만에 반등했지만 인구 자연감소 수는 1만3745명을 기록했다. 이는 부산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역대 최대 수치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경제적 효과는 미지수


부산시 입장에서는 산은 이전은 국정과제에까지 오른 최대 지역 현안이자 지역이 당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부산에 먼저 이전한 다른 공공기관들을 토대로 보면 단순 이전만으로 부산시가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게 우려점이다.

부산에는 지난 2005년에 이전한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입주해 있으며 금융기관으로는 한국은행 부산본부, BNK부산은행 본점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기관이 관련된 지역산업 및 기업들은 부산지역 부양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다는 점에서 장소만 부산에 뒀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해당 기관들을 이전하는 명분이었던 지역균형 발전 취지는 물론 경제적 파급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업은행지부 김현준 위원장은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금융기관들이 지방에 이전한다고 그 지방이 발전하는 게 아니다”라며 “금융산업은 뭉쳐있어야 효과가 있고 경제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을 하나 옮기기 시작하면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을 다 내려보내도 괜찮다는 논리가 서버린다”라며 “이미 부산에 많은 지점이 있다. 은행의 역할은 자금지원이기 때문에 부산이 살아나려면 (이전이 아닌) 산업은행이 제대로 수익을 내서 부산과 협업하고 지원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이전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그러니 이직이 잦고 일할 사람이 없으니 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직원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흔들지만 말아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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