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한국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중국 CATL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전년 대비 6%포인트 하락했다.
7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약 28.0GWh로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배터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친환경 정책 강화와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로 전기차 판매가 확대되며 배터리 시장 규모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세 속에서도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43.8%에서 37.9%로 전년 동기 대비 6.0%포인트 하락했다.
글로벌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상대적 점유율이 감소한 것은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해외 진출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시장 확대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시장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대중화 단계로 넘어가면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업체별 실적을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14.8% 성장한 5.7GWh를 기록하며 세계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다만 시장 점유율은 22.5%에서 20.5%로 소폭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는 주로 테슬라, 폭스바겐, 쉐보레, 기아 등에 탑재됐다.
테슬라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의 판매량 부진으로 사용량이 35.0% 감소했으나, 폭스바겐의 ID시리즈, 기아의 EV3 판매 호조와 얼티엄 플랫폼을 적용한 쉐보레의 전기차 라인업 확대로 전체 사용량은 결국 증가세를 유지했다.
SK온은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배터리 사용량이 35.1% 증가한 2.9GWh를 기록하며 점유율도 9.7%에서 10.4%로 상승해 글로벌 순위가 5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SK온의 배터리는 주로 현대자동차그룹,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에 공급됐다.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와 EV6가 페이스리프트 이후 회복세를 보였고, 벤츠의 콤팩트 SUV EQA와 EQB가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했다. 또한 폭스바겐 ID.7과 ID.4의 판매 호조가 SK온의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삼성SDI는 유럽 및 북미 시장 내 주요 완성차 고객들의 배터리 수요 감소 영향으로 23.5% 감소한 2.0GWh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도 11.6%에서 7.0%로 하락해 3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삼성SDI의 배터리는 주로 BMW, 아우디, 리비안 등에 탑재됐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CATL은 40.4% 성장한 8.0GWh를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이 25.6%에서 28.5%로 높아졌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현재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차 등 다수의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CATL은 중국 내수시장의 공급 과잉 문제를 브라질, 태국, 이스라엘, 호주 등 신흥 시장으로의 수출을 통해 해소하며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BYD도 배터리 사용량이 28.9% 증가하며 시장 점유율을 5.7%에서 5.8%로 소폭 높였다.
올해 1월 기준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10위권 안에 들어간 중국 업체 4곳(CATL, BYD, 고션, CALB)의 합산 점유율은 38.6%에 달한다. 이는 국내 3사의 합산 점유율인 37.9%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 상황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24년에 이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지역별로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라며 "현지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모델을 확대하고 배터리 공급망을 최적화하는 것이 시장 선점을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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