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서 AI 기반 혁신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AI와 통신 산업 접목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이통사는 각 사의 AI 기술력과 사업 전략을 공개하며 향후 글로벌 시장 확장 가능성에 주목받고 있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이번 MWC의 주요 테마로 이동통신 산업의 수익성 확보 방안과 AI 기술의 지속 가능한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국내 이통 3사는 AI 기술을 활용한 차별화된 네트워크 솔루션과 글로벌 협력 전략을 집중 조명하며 AI 혁신을 주도하는 행보를 보였다.
AI 기지국·데이터센터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한 SKT
SK텔레콤은 ‘혁신적인 AI, 미래를 앞당기다’라는 주제로 전시관을 운영하며 AI와 통신의 융합을 강조했다. 특히 기지국 장비에 GPU를 포함한 다양한 칩셋을 적용해 AI와 통신 서비스를 통합할 수 있는 ‘AI 기지국(AI-RAN)’ 개념을 공개했다. 또 거대언어모델(LLM)과 소형언어모델(SLM)을 결합해 최적의 AI 추론 성능을 구현하는 ‘AI 라우팅’ 기술과 이동통신 설비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솔루션을 선보였다.
AI 데이터센터 솔루션도 주요 콘텐츠로 다뤘다. SK텔레콤은 글로벌 에너지 관리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과 AI 데이터센터 시스템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 AI 산업 진화 방향을 파악하고 회사의 다양한 기술력을 공개했다”며 “통신 분야 AI 발전을 위해 도이치텔레콤, 이앤 그룹, 싱텔,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멤버사들과의 글로벌 협력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KT, ‘K-STREET’ 전시관으로 AI·6G 비전 제시
KT는 ‘K-STREET’를 테마로, AI와 융합된 일상 속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K-랩’에서는 6G 네트워크 기술, AI 기반 네트워크 최적화 기술, 재난 대응을 위한 멀티 클라우드 기반 재해 복구 시스템, 양자통신 기술 등을 선보이며 미래 네트워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히 KT의 6G 네트워크는 저궤도 및 정지궤도 위성, 고고도 플랫폼(HAPS) 등을 활용한 비지상망(NTN) 기술을 도입해 기존 지상망과 통합된 3차원 공간 커버리지를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끊김 없는 연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AI 네트워크 기술도 핵심 전시 요소 중 하나였다. KT는 고객 사용 패턴을 분석해 기지국 성능을 최적화하는 AI 기술과 AI가 의도를 파악하고 맥락을 이해하는 시맨틱 통신 연구 로드맵을 발표했다. 또한 AI 기반 재해 복구 기술과 양자 암호통신을 결합한 보안 솔루션도 공개하며 차세대 네트워크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특히 KT는 4일(현지시간) MWC 2025 행사장에서 열린 ‘AI 윤리와 통신 산업의 AI 도입, 포용적 디지털 서비스’를 주제로 한 세션에 국내 사업자 대표로 참여해 글로벌 AI를 논의하기도 했다. 특히 ‘통신사들은 AI 혁신에 뒤처지고 있는가’를 주제로 한 논의에서 KT AI Future Lab장 배순민 상무는 통신업계의 AI 도입 현황과 글로벌 차이점을 진단하고, 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사례를 공유했다.
배 상무는 “급변하는 AI 환경에서 윤리적 가이드라인과 실질적 도입 전략은 필수”라며 “KT는 책임 있는 AI 발전을 선도하며 산업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 중심 AI’ 강조한 LG유플러스, 글로벌 AI 시장 공략
LG유플러스는 ‘사람 중심 AI로 만드는 밝은 세상’을 주제로, AI 기술 자체보다 고객 경험 향상에 집중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대표적으로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익시오(ixi-O)’를 전면에 배치하며 이를 활용한 다양한 AI 서비스를 공개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익시오’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구글 클라우드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활용해 통화 맥락을 정밀 분석하고 통화 내용 요약 및 추천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검색 품질 향상을 위해 ‘구글 검색으로 그라운딩’ 기능 도입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중동 최대 통신 사업자 자인그룹과 협력해 ‘익시오’의 중동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익시오의 온디바이스 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을 현지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하는 협력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연내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4일(현지시간) MWC 2025 기자간담회에서 LG유플러스 홍범식 사장은 “MWC 2025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은 물론, 일본 KDDI, 중동 자인그룹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익시오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AI 서비스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글로벌 사업자들과 추가 협업할 계획”이라며 “이번 MWC에서도 AWS와의 협업 논의가 상당 부분 진전됐고, 조만간 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AI 기반 통신 산업의 변화…“글로벌 협력 필수”
MWC 2025를 통해 국내 이통 3사는 AI를 기반으로 통신 네트워크의 진화를 모색하고 글로벌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AI 데이터센터, AI 네트워크 최적화, AI 에이전트 등의 기술력을 공개하며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AI 기술이 통신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핵심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가운데 윤리적 가이드라인 마련과 실질적 도입 전략도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국내 통신 업계가 AI를 활용한 혁신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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