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정책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이달 말 재개되는 공매도가 시장 매도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업종별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31일 공매도가 재개된다. 지난 2023년 10월 공매도 금지 결정이 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한 만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외불안이 상존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시행되는 공매도 재개가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시 하락 구간에서 공매도가 낙폭을 키우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iM증권 신희철 연구원은 “이번 공매도 재개는 공매도 가능 종목이 코스피200, 코스닥150에서 전종목으로 바뀔 수 있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특히 신용비율이 높은 종목들에 대해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다만 공매도 재개에 따른 외국인 수급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달러 강세 진정과 더불어 공매도가 재개되면 국내 증시 내 외국인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공매도 해제 시점을 살펴보면 2021년 5월, 공매도 금지가 해제 이후 외국인 순매수 기업들의 1개월 후 평균 주가 수익률 7.1%, 3개월 후 8.6%를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도 기업들의 1개월 후 평균 주가 수익률 4.2%, 3개월 후 1.5%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S증권 정다운 연구원은 “공매도가 재개되면 롱쇼트(Long-Short) 전략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로 공매도를 활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공매도 물량이 증가하는 것 이상으로 롱포지션도 유입돼 국내 시장에 외국인 참여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매도 재개에도 기존 증시 주도주의 변화는 제한적이지만, 종목별로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있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단기 급등한 로봇 우주방산 조선 업종의 경우 기술적 과열국면에 진입해 공매도 재개 시 단기조정이 있을 수 있겠으나 오히려 조정 이후 숏커버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 주도주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꼭 주도주 중에서 가장 비싼 종목들이 하락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공매도 재개는 시장 내 밸류에이션(Valuation)에 대한 재평가를 유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기존에 주목받던 종목 외에도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하나의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는 업종이 공매도 주요 타킷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미 가격 조정을 많이 받은 상황으로 유인이 약하다는 평가다.
정 연구원은 “관세 정책의 대표적인 피해 업종인 자동차 업종의 경우, 주가는 이미 상당 부분 하락한 상태로 현재 가격 수준에서 추가적인 관세 부과가 결정되더라도 시장이 이미 상당 부분 반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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