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이웃 아들인 척 연기…발각되자 보복 폭행한 50대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치매 노인의 가족 행세를 하며 이익을 챙기다 들통이 나자 노인을 때린 5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챗GPT)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는 사기와 특정범죄가중법상 보복 상해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고 연합뉴스가 6일 보도했다.

A씨는 2022년 12월 24일 이웃 노인 B씨의 아들 또는 손자 행세로 통신회사를 속여 자기 집에 인터넷과 TV 서비스를 개통하는 등 약 200만 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치매 증상이 있는 B씨에게 “돈을 안 내고 TV 등을 볼 수 있게 해주겠다”며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B씨 명의로 유료 통신 서비스를 이용했다.

B씨의 가족은 이러한 A씨의 범행을 2023년 12월께 알아챘고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앙심을 품은 A씨는 B씨를 찾아가 날카로운 물건으로 눈꺼풀 부위를 긋고 주먹으로 여러 차례 폭행했다.

이후 A씨는 법정에서 보복 상해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피해자 B씨 진술과 그의 얼굴 상처를 목격한 관리사무소 직원 및 평소 B씨를 돌보던 가족의 진술 등을 토대로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기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자숙하지 않고 또다시 사기 범행을 저질렀고, 보복 목적으로 폭행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사기 범행을 인정하는 점과 보복 상해 범행은 우발 범행으로 보이는 점, 집행유예를 초과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달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내렸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