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추락 ‘대형마트’···이대로 주저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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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추락 ‘대형마트’···이대로 주저앉나

이뉴스투데이 2025-03-06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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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각종 규제와 이커머스의 거센 공세로 입지가 좁아진 대형마트의 현실을 드러내며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곧바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0년 흑자를 끝으로 2021년부터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회계연도 기준 2021년 1335억원, 2022년 2602억원, 2023년 199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가결산 기준) 매출은 5조3000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이 1571억원에 달하며 적자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홈플러스 측은 "대형마트에 대한 각종 유통 규제로 인해 온라인 사업자와의 경쟁 구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불공평해진 상황에서 소비 트렌드까지 빠르게 변화하며 매출이 감소한 것이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유통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이 제한되며 월 2회 의무적으로 휴업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공휴일에 쉬어야 하지만 이해당사자 간 합의가 있을 경우 평일로 전환할 수 있다. 영업 제한 시간과 의무휴업일에는 온라인 배송도 금지된다. 이 같은 규제는 '골목상권 보호'를 목적으로 지난 2012년 유통법 개정을 통해 시행됐다. 

이후 유통 시장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법 개정 당시의 입법 취지는 점차 약화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고 있지만 여전히 규제에 발목을 잡힌 상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형마트가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동안 별다른 제한을 받지 않는 이커머스는 급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기점으로 구매 채널이 이커머스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대형마트의 경쟁력이 구조적으로 떨어졌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사진=이뉴스투데이DB]
서울의 한 대형마트. [사진=이뉴스투데이DB]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연간 유통업체 매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유통업체 매출 중 대형마트 비중은 2020년 17.9%에서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 11.9%까지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 비중은 46.5%에서 50.6%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으면서 대형마트 매출이 지속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이커머스 업체에 소비자를 빼앗긴 데다 높은 고정비 부담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영업시간이 길고 휴일 근무가 많은 업계 특성상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 대형마트의 실적은 일제히 부진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2% 줄어든 1218억원이었다. 통상임금 판결로 인한 1398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수치다. 같은 해 롯데마트·슈퍼의 영업이익은 465억원으로 36.2% 줄었다. 통상임금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6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이커머스 업계 1위인 쿠팡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쿠팡의 매출은 41조2901억원으로 국내 대형마트 전체 판매액(37조1779억원)을 넘어섰다.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공세도 매섭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와 테무의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는 각각 912만명, 823만명으로 쿠팡(3302만명)에 이어 나란히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한국인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결제한 금액은 각각 3조6897억원, 6002억원으로 추정된다. 두 업체의 합산 결제 금액은 전년(2조3228억원) 대비 85%가량 늘었다. 

10년 넘게 이어진 규제와 코로나19로 인한 구매 채널의 온라인 이동, 쿠팡과 C커머스 등 이커머스 업체의 급성장까지 대형마트는 삼중고에 직면하며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경쟁업체인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높은 온라인 채널의 성장세가 지속되며 할인점 채널의 근본적인 매력도가 하락하는 점은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차별화를 구축하고 오프라인 사업 통합 운영에 따른 매출총이익률 개선,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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