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들고 PK 찾은 李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

[부산=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부산을 찾아 북극항로 개척 필요성을 강조했다. 선점 효과가 큰 해운산업 특성을 고려해 북극 항로 길목에 있는 부산이 요충지로 준비를 서둘러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산업적인 특성 외에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부산·경남(PK) 지방의 새 먹거리를 제시하며 ‘차기 리더’로서 이미지를 부각하는 행보로도 풀이된다.

이재명(앞 줄 왼쪽부터 네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6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홍보관을 찾아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표는 6일 부산 강서구의 부산항만공사에서 열린 ‘해양강국 도약을 위한 북극항로개척 부산 현장 간담회’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만나 “북극 항로는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면서 “이미 북극항로는 규모가 적긴 하지만 정기 항로가 개척돼서 운행 중이다. 앞으로 계속 해빙이 이뤄지고 2030년대가 되면 상당히 활발하게 이용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모두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도 급격하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중국과의 관계 문제에 있어서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도, 미국과 북한의 관계도 상당히 많은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항로와 북극을 통과하는 항로, 유럽으로 가는 항로가 약 3분의 1 정도 거리가 줄어들게 돼 있다”며 “30% 이상의 운송료가 절감이 되고 시간도 3분의 1 정도가 줄어드는 획기적인 변화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해운 특성이 선점 효과가 큰 영역이기 때문에 나중에 (다른 항구가)이미 선점한 상태에서 포괄로 참여한다고 해서 그 지분을 갖기가 쉽지 않다”며 “도시의 장기 발전 계획은 보통 20~30년을 두고 설계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해도 사실 늦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중남부 지방이 지금 매우 어려운 지경이다. 특히 남부 벨트 석유, 화학, 철강 분야 제조업이 중국에 밀리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며 “안 그래도 지방이 어려운 판인데 이런 특수한 상황까지 겹쳤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형준 시장은 “북극항로 문제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에 속한다”면서도 “북극항로 문제는 청사진만 있는 게 아니고 여러 도전과 장애물이 있다. 신속하게 추진되지 않는 건 (빙하가) 녹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 기술적인 문제들이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이 대표에게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통과와 산업은행 이전 등 현안 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부산과 같은 제2의 도시가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됐다면 대한민국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래서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을 냈다. 무려 160만명의 시민이 서명했다. 민주당도 선거 공약으로 냈었고 산업은행 이전과 함께 이 두 가지는 지역 주민들이 간절하게 원하는 내용으로 민주당이 반응을 해 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재성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사전에 오늘은 북극항로 개척 이야기를 중심으로 논의하기로 합의된 자리”였다“면서 “이런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이 대표와 송기인 신부의 차담이 송 신부의 건강 문제로 취소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