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다이소 진출이 ‘밥그릇’ 싸움?···약사들 ‘뿔난 이유’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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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다이소 진출이 ‘밥그릇’ 싸움?···약사들 ‘뿔난 이유’ 따로 있었다

이뉴스투데이 2025-03-06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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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한 다이소 매장에 입점된 종근당·대웅제약·일양약품의 건강기능식품. [사진=이승준 기자]
6일 서울 한 다이소 매장에 입점된 종근당·대웅제약·일양약품의 건강기능식품. [사진=이승준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마치 약국 매출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처럼 보도되는데 이건 사실과 멀어요. 약사들이 불만은 제약사들이 여태 함께 성장해 와놓고 이제는 우리를 도둑놈처럼 만든다는 배신감 같은 거예요. 약사들이 다 해먹으려는 것처럼 비춰질까 우려스럽죠.”

6일 이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약사계 관계자 A씨는 이 같이 말했다. 다이소 운영사 아성다이소가 지난달 24일부터 전국 200여개 매장에서 건강기능식품 30여종을 판매하기로 발표한 데 따른 반응이다. 대웅제약과 일양약품의 제품이 판매 중이며 종근당 제품도 포함 예정이다.

약사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약사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게 ‘밥그릇’ 문제인 것처럼 왜곡되고 있다며 성토하는 분위기다. 동시에 제약사들이 약사계를 토사구팽했다는 목소리와 함께 다이소 건기식을 홍보하면서 약사계를 자극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들의 분노를 표출하는 배경에는 ‘배신감’이 있다. 그동안 제약사는 산업 특성상 약사계와 동반성장하는 구도를 그려 왔으나 건기식을 다이소에 입점하면서 약사계를 팽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약사계가 직종이기주의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처럼 그려져 억울하다며 토로 중이다.

협회 차원의 반발도 나왔다. 대한약사회는 지난달 28일 입장문으로 “유명 제약사가 수십년간 건기식을 약국에 유통하면서 쌓아 온 신뢰를 악용해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활용품점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는 데 강력 규탄한다”며 “신속히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약사들은 성분이 달라 매출에도 별다른 타격이 없다고 보고 있다. 건기식 시장에서 약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가량에 불과하다는 게 약사계의 설명이다. 동시에 약국에서 유통되는 건기식과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것은 성분과 함량이 달라 소비층이 나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제약사가 다이소 내 건기식 입점을 홍보하면서 굳이 약사계를 건드린다는 의심의 눈초리까지도 보내고 있다. 약국에 납품하지 않았던 저가 제품을 생활용품점에 입점시키면서 그간 약국이 폭리를 취한 것처럼 오인하게 홍보했다며, 제약사 측에 홍보문구 정정 조치를 주문했다.

약사 커뮤니티에는 “제약사가 약국을 엿 먹였다”, “5000원짜리 약을 먹고 싶으면 다이소로 가고, 약사가 추천하는 제품을 먹고 싶으면 약국으로 오시면 된다”, “남은 재고 털고 새로 주문하지 않겠다” 등 다이소에 건기식을 납품한 제약사들을 향해 날을 세우는 양상이 나타났다.

고시형 등급과 개별인정형 등급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진 건기식이라 하더라도 어떤 원료를 쓰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건기식은 원가절감을 위해 고시형으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약사계 의견이다.

다이소를 향한 약국가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에는 다이소에서 동성제약의 염색약 ‘세븐에이트’가 약국 공급가보다 3000원 저렴하게 판매된 바 있다. 당시 논란이 일자 대한약사회가 중재에 나섰고, 동성제약은 사과문을 제출한 뒤 제품 출하를 중단했다.

약사계의 분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다이소 진출을 철회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일양약품은 지난달 28일 내부적으로 다이소에 더 이상 건기식을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도 철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은 건기식 물류의 4% 정도밖에 되지 않고 다이소 입점 제품과 약국 제품의 소비층은 나뉜다”며 “제약사들이 약국에다가 다이소에 주는 가격으로 준 것도 아닌데 국민들이 보기에는 약사들이 중간에서 폭리를 취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이소 건기식을 홍보하는 내용을 보면 다이소의 주도인지 제약사의 주도인지는 몰라도 왜 약국이 언급되는지 모르겠다”면서 “약국에서 판매하는 건기식의 가격이 높은 건 제약사들이 공급가를 그렇게 만들어놨기 때문인데 약국에다가 뭐라 할 문제인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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