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절 대체공휴일, 편안히 쉬다 오셨나요? 하지만 이렇게 늘어난 휴일이 오히려 국내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설 연휴 대체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장기 연휴의 영향을 분석한 다양한 자료가 공개되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더 긴 휴가가 국내 관광업계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국내 관광의 대표적인 명소인 제주도가 최근 장기 연휴의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 설 연휴 기간 동안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으며, 이는 대체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장기 연휴가 오히려 해외여행 수요를 증가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제주도 관광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관광산업이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장기 연휴가 국내 관광업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단순한 침체를 넘어 붕괴 위기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임시공휴일 지정 직후 국내 여행 경험률은 7%p 감소했으며, 1인당 평균 국내 여행 지출 의향도 지난해 대비 34%p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2023년 코로나 이후 보복 소비로 임시공휴일이 지정되었을 때와는 정반대의 결과다.
특히 지난 2023년에는 대체공휴일 1일 증가 시 국민 여행 소비가 4,318억 원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걸까?
가장 큰 이유는 해외여행 수요의 급증이다. 지난 설 연휴 기간 동안 한국인의 해외여행은 2024년 대비 무려 73.2% 증가했으며, 보수적인 통계를 참고하더라도 최소 20~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여행 수요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대체공휴일 발표 직후 해외 항공권 예약이 급증한 반면, 국내 숙박 예약은 오히려 취소 사례가 이어졌다는 업계 관계자의 증언도 있다. 이는 국내 관광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이미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장기 연휴마다 반복되는 해외 관광객 유출로 인해 회복의 기회를 놓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소 규모 관광업체들은 장기 연휴 기간에도 운영 비용은 증가하는 반면, 수익은 감소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 펜션 운영자는 "장기 연휴를 기대하며 준비했지만,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됐다"고 토로했다.
국내 관광업계의 위기는 단순히 관광객 수 감소만이 아니다. 해외여행 증가로 인해 국내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면서,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립닷컴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 기간 동안 해외 항공권 예약이 급증한 반면, 국내 숙박 시설 예약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관광업계가 단순히 휴일 증가에 의존하기보다는, 국내 관광의 질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함을 시사한다. 단순히 공휴일을 늘리는 정책보다는, 국내 관광 인프라 개선과 홍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기 연휴는 분명 국민들에게 휴식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국내 관광 산업과 생태계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단순히 휴일을 늘리는 양적 확대보다는, 국내 관광의 질적 성장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국내 관광업계가 다시 활기를 찾기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장기 연휴가 국민의 행복과 국내 관광업계의 성장을 동시에 이끌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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