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中정부 연관 중국 해커 12명 기소…韓외교부도 접근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 사법당국이 중국 정부와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인들을 기소했다. 이들은 한국 외교부도 표적으로 삼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해킹 집단 APT27 소속 인커청, 저우수아이의 공개수배 포스터.(사진=FBI)

5일(현지시간) 미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뉴욕 남부 지방법원이 중국 정보기술 회사인 ‘안순(安洵, i-Soon)’ 직원 8명과 중국 정부를 위해 이 회사 활동을 감독한 중국 공안부(MPS) 직원 2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에 거주하는 반체제 인사, 미국 내 대형 종교 단체, 아시아 여러 정부의 외교부, 미국 재무부를 포함한 미국 연방 및 주(州) 정부 기관, 언론사 등에 접근해 이메일 계정, 휴대전화, 서버, 웹사이트 정보 등 수많은 광범위한 해킹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법무부는 법원의 승인 아래 안순이 사업을 광고하는 데 사용하는 주요 인터넷 도메인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뉴욕 남부 지검은 “국가가 지원하는 해킹은 우리 지역 사회와 국가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수년간 이 10명의 피고인은 정교한 해킹 기술을 사용하여 종교 단체, 언론인, 정부 기관을 표적으로 삼아 중국 정부가 사용할 민감한 정보를 모두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중국 국가안전부(MSS)와 MPS는 중국에 있는 민간 기업과 계약업자로 구성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정부의 개입을 은폐하는 방식으로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을 해킹하고 정보를 빼돌리고 있다. 경우에 따라 MPS와 MSS는 민간 해커에게 돈을 지불하기도 하는데, 안순도 그런 회사 중 하나라는 것이다.

안순은 지난 10년 동안 중국 정보 보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MSS와 MPS와 협력하며 그들의 요청에 따라 표적에 접근했으며 빼돌린 데이터를 되팔거나 판매를 시도했다. 안순은 성공적으로 빼돌린 정보에 대해 약 1만달러(약 1440만원)에서 7만5000달러(약 1억원)의 비용을 청구했으며, MPS 직원들에게 해킹하는 방법을 교육하기도 했다.

특히 기소장에 따르면 안순의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첸청은 최소 지난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 한국 외교부의 이메일에도 접근, 한국 외교부 이메일 수신함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을 MSS에 판매하려고 시도했다. MSS는 미국에 있는 한국 공관 중 한 곳과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이메일 수신함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안순의 한 가까운 협력자가 이전에 이메일 수신함에 접근해 그 내용을 첸청에게 ‘맛보기’로 제공한 적이 있으나 이 협력자는 이메일 수신함에 다시 접근하지는 못했다. 이들은 한국 외에도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외교부도 표적으로 삼았다.

이와 별개로 이날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중국인 해커 인커청, 저우수아이 2명에 대한 기소장도 공개했다. 이들은 안순과 연계된 이들로 중국 해킹 집단인 ‘APT27’ 소속이다. 2011년부터 미국 기반의 테크회사, 싱크탱크, 방위산업체, 정부 기관, 대학 등에서 데이터를 빼낸 뒤 판매를 중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