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해제에 서울·경기 분양시장 온기…"비수도권 한파 여전"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강남·송파구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해제 여파로 서울·경기 일부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다소간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감지된다. 다만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비수도권 분양시장 한파가 여전히 이어지면서 지역별 양극화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함께 나온다.

(자료=주택산업연구원)

6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2.5포인트 하락한 72.9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73.4, 비수도권은 72.8로 전월 대비 각각 3.2포인트, 2.3포인트 하락 전망했다.

주목할 대목은 수도권에서도 서울과 경기에서 긍정적 전망이 대세를 이뤘다는 점이다. 서울은 지난달 87.1에서 85.7로 1.4포인트 소폭 하락했고, 경기는 66.7에서 70.0으로 3.3포인트 상승 전망하면서다. 단 같은 기간 인천이 76.0에서 64.5로 무려 11.5포인트 하락하면서 수도권 하락세를 이끌었다.

최근 서울시가 이른바 ‘잠·삼·대·청(송파구 잠실동·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일대 토허구역 지정을 해제하면서 서울은 물론 경기 일부 지역 분양시장에 활기가 돌면서 이같은 전망치가 나왔다는 분석이다. 연초부터 강남권의 적체된 매물이 소화되면서 호가가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났으며, 특히 지난달 13일 토허구역 지정 해제 직후 가격 상승과 거래량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

주산연은 “토허구역 지정 해제에 따른 강남권 일대 변화는 서울 비강남 지역에도 영향을 미쳐 강동·양천구 등 인기 주거지역을 비롯해 과천과 분당 등 경기 주요지역까지 매수세가 확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규제 완화로 인해 거래가 활발해지고 수요가 다시 유입되면서 분양 전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단 비수도권은 3개월 만 신규 분양이 이뤄진 대전 외엔 대부분 지역이 하락 전망됐다. 구체적으로 △대전 20.3포인트(69.2→89.5) △경남 7.3포인트(69.2→76.5) △충북 2.7포인트(70.0→72.7) △제주 2.4포인트(80.0→82.4) △충남은 2.2포인트(77.8→80.0) 상승 전망됐으나, △전북 17.5포인트(81.8→64.3) △부산 12.6포인트(77.8→65.2) △전남 10.7포인트(75.0→64.3) △강원 8.4포인트(66.7→58.3) △울산 8.1포인트(69.2→61.1) △대구 5.4포인트(76.2→70.8) △세종 1.9포인트(76.9→75.0) △경북 1.8포인트(81.8→80.0) △광주는 1.1포인트(80.0→78.9) 하락 전망됐다.

이와 관련 주산연은 “지역 간 분양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는 지속된 세제·금융 규제로 인해 다주택자들이 보유 부동산을 정리하고 가치가 높은 핵심 지역 우량 부동산 한 채에 집중하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전국 악성 미분양 물량이 11년 만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 중 80%가 비수도권에 집중되는 등 부정적인 시장환경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3.0포인트 하락한 102.9로 전망됐다.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아파트 착공 물량이 감소함에 따라 건설 원자재 및 인력에 대한 수요 역시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3.4포인트 하락한 81.2,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0.8포인트 상승한 114.3으로 전망됐다. 최근 PF와 브릿지론이 막히면서 착공과 분양이 감소하고 경기 불황 및 대출 규제로 인한 수요 감소 등이 겹치면서 분양물량이 줄어든 반면, 대출규제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수요자의 매수 심리는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