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회장 체제 2기를 맞은 하나금융그룹이 주가 부양에 본격적으로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재 0.4배에 불과한 주가순자산비율(PBR) 목표를 1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하나금융은 국내 금융주가 저평가되는 원인으로 낮은 총주주환원율에 주목했다.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이 적으면 그만큼 유입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하나금융은 주주의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등 주당 배당금을 증대시킬 계획이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선행조건은 주주친화 정책이다.
함영주, PBR 1배 이상 달성 공언
하나금융은 지난달 27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주제로 한 최고경영자(CEO)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연임에 성공한 함 회장이 향후 3년의 임기 동안 추진할 경영 방향성이 담겼다.
이날 영상에서 함 회장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저평가된 주가를 빠르게 회복시키고 나아가 하나금융의 PBR을 1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임기 동안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대목이다.
함 회장은 “그룹 CEO로서 지난 3년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건 밸류업”이라며 “그룹의 견조한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밸류업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말했다.
또한 함 회장은 “현재 국내 금융지주 주가는 PBR 1배 미만으로 거래되는 등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라며 “이는 글로벌 은행주 대비 낮은 주주환원율이 주요 원인”이라고도 언급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하나금융의 PBR은 0.43배다. 함 회장 취임일인 2022년 3월 25일 하나금융의 PBR이 0.48배로 지난 3년간 PBR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돼왔다.
하나금융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금융지주인 KB금융도 0.52배, 신한지주는 0.44배, 우리금융은 0.39배로 1배를 크게 밑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1보다 낮으면 주식이 저평가됐음을 의미한다.
주주환원 카드 총동원 예고
함 회장이 PBR 성장을 단언한 만큼 하나금융은 올해부터 총주주환원율 확대에 집중할 전망이다. PBR을 높이기 위해선 주가를 부양하거나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하는 방식 등 주주친화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올해부터 연간 현금배당총액을 고정하고 분기 균등 현금배당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배당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들로 하여금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지난해까지는 하나금융은 연말배당 중심의 현금배당을 실시했으며 배당성향을 기반으로 한 배당정책과 현금배당을 중심으로 주주환원을 펼쳤다. 당기순이익 중 배당총액 비율을 의미하는 배당성향은 지난해 약 25%였다.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38%, 연말 주당 배당금은 1800원이다.
또한 하나금융은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함으로써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BPS) 등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핵심지표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 지급되는 배당금을 점진적으로 늘리겠다는 얘기다.
앞서 함 회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입하며 주가부양 의지를 나타냈다.
지속 가능한 성장 위한 비은행 및 자본관리 과제
함 회장은 주주환원을 확대하기 위한 조건으로 지속가능한 이익이 창출돼야 하며 자본관리도 전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가치를 늘리는 동시에 기업가치도 성장시켜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함 회장은 “밸류업의 핵심은 한정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각 계열사가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함과 동시에 14개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비은행 부문 수익 기여도를 향후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도 함 회장은 언급했다. 지난해 기준 하나금융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15.7%다.
이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언급한 비은행 강화 방안을 구체화한 내용이다. 함 회장은 지속 가능한 가치를 언급하며 단기적인 이해관계에 얽매이기보다 그룹 전체의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함으로써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하나금융은 주주환원에 기반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기 위해 그룹 내 위험가중자산 성장률을 국내 명목 GDP 성장률 수준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하나금융의 CET1비율은 13.13%로 목표 관리구간인 13.0~13.5% 사이로 유지됐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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