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국내 대기업의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1천대 기업 중 31%가 올해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이는 자금 사정이 호전됐다는 응답 비율인 1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나머지 58%는 자금 사정이 비슷하다고 답했다.
특히 건설·토목, 금속(철강 등), 석유화학·제품 업종에서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는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들 업종은 경기 침체와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인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금 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환율 상승(24.3%),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23.0%), 높은 차입 금리(17.7%)가 지목됐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원자재·부품 매입과 설비 투자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사에 응한 기업 중 20%는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환율 변동성을 축소하고 기업들의 외환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금융과 임시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의 금융·세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자금 사정 악화는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말까지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58%로 우세한 상황이다. 기업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외환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Copyright ⓒ 뉴스로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