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대미 관세율이 미국의 한국산 제품 관세율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불공정하다”고 지적하며, 4월 2일부터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이 상호관세 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언급하며 경제적 협력 기회를 제시했다.
“한국 관세율 4배” 주장한 트럼프...4월 상호관세 도입 예고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대미 관세율이 미국의 한국산 제품 관세율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 없이 많은 국가는 우리가 그들에게 부과한 것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 매우 불공정하다”면서 “인도는 우리에게 100%보다 높은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중국은 우리 제품에 평균적으로 두 배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평균 관세는 4배 높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방식으로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방이 이렇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은 2007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대부분의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 2023년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평균 관세율은 0.79%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4배’ 주장 근거는 명확하지 않지만, 농산물 등 일부 품목에 남아 있는 관세를 근거로 했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 어떤 관세를 부과하든 우리도 그들에게 부과할 것”이라며 4월 2일부터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도 상호관세 부과 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선업 부활·반도체법 폐지 시사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한 계획도 발표했다. 그는 “백악관에 조선업 부서를 신설하고, 조선 산업을 마땅히 있어야 할 곳인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해 특별 세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우 빠르게 조선업을 부흥시킬 것”이라며 “우리 국가 안보를 더욱 강화하는 데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기업들에 보조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관세를 면제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도체법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서 계획 중인 투자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알래스카 천연가스 사업 참여하길”
또한 한국과 일본을 언급하며 “우리 행정부는 알래스카에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거대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며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수조 달러씩 투자하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공식적으로 사업 참여 여부를 밝히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한국의 투자 유치를 위한 압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