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유통사들이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 홈플러스 상품권 결제를 중단하는 일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 HDC 아이파크몰, 호텔신라, CJ푸드빌에서 상품권 결제가 불가능하거나 사용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해 개시 결정을 받았다. 지난달 말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한 단계 떨어진 뒤 대금 지급 불능 사태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MBK는 2015년 7조원대 거액을 투자해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이는 당시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사상 최대 바이아웃(Buyout·재매각) 거래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인수 10년 만에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밟으며 MBK의 경영 능력에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이다.
이 같은 사태는 현재 영풍과 손잡고 인수를 추진하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측이 MBK의 인수 시도에 대해 “비철금속 제조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현 경영진의 장기간 축적된 전문성과 경영 노하우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해 핵심 기술진들이 “MBK와 함께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배수의 진까지 친 상황이다. MBK 입장에선 고려아연과 명분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은 셈이다.
게다가 양측 분쟁이 초장기전으로 흐를수록 MBK에 더 불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홈플러스 사태가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고려아연 인수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MBK·영풍은 법원에 지난 1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과 함께 이사들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도 함께 제기했다. 만약 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이 기각될 경우 당분간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이 장악하는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당국이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일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와 관련해 여러 가지 장점과 부작용이 있다”며 “이와 관련해 현재 용역을 발주해 놓은 상태로,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오면 이를 중심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MBK에 대한 펀드 출자자(LP)들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LP들이 이번 사태에 어떻게 반응할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