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3만달러 대 정체...원화 기준 4년째 4000만원대
원화 기준은 5.7%↑, 고환율에 달러 환산시 성장세 4.5% 깍여
지난해 실질 GDP 2.0%·디플레이터 4.1% 상승
[포인트경제] 한 나라 국민의 평균적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인 1인당 국민총소득(GNI). 지난해 한국의 GNI는 4995.5만원으로 전년대비 5.7% 증가했으며, 미 달러화 기준으로는 3만6624달러로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이는 전년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주요국 중 6위를 차지해 2년 째 일본과의 격차도 벌린 수치다.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4/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설명회 /사진=뉴시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은 미 달러화 기준으로 전년(3만6194달러)대비 1.2% 오른 3만6624달러를 나타냈다. 지난 2014년(3만798달러) 이후 11년째 3만 달러대 박스권이다.
원화 기준은 5.7%, 환율 급등에 원화가치 ↓... 1.2% 증가에 그쳐
GNI는 명목 물가를 반영한 성장률인 명목 GDP에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더한 명목 GNI를 통계청 추계 인구로 나눠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산출한다.
지난 2014년 3만 달러대에 오른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21년 3만7898만 달러로 고점을 찍었지만, 2022년 다시 3만5229달러로 7% 떨어졌다. 2023년에는 2.7% 반등해 3만6194달러를 기록했다.
경제규모, 1인당 국민소득 및 디플레이터(원계열 전년동기대비 등락률) /한국은행
원화 기준 성장세는 더 큰데,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4995만5000원으로 전년대비 5.7% 증가해 2020년 이후 4년째 4000만원대다. 최근 고환율에 달러 환산 시 환율 상승폭 만큼 감소하기 때문이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2023년 1305.93원에서 지난해 1364.38원으로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원화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5.7%였지만 원·달러 평균 환율이 4.5% 상승해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1인당 국민총소득은 1.2% 증가에 그쳤다"고 전했다.
2년째 일본·대만 눌러... 고환율에 '2027년 4만달러'?
우리나라가 일본과 대만을 2년 연속 제쳤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구 5000만명 이상 주요국 중에서는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글로벌 순위에서 6위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3년 일본의 1인당 GNI는 3만 5793달러로, 우리나라와 400달러 남짓 차이가 났다. 그러나 작년에는 우리나라의 1인당 GNI가 성장한 반면 일본은 엔저 영향 등에 오히려 뒷걸음치면서 약 2140달러 차이로 벌어졌다.
한은은 지난해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4500달러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추산했다. 대만 통계청은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을 3만5188달러로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3년 1인당 국민소득으로 일본(3만2859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다만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을 2년 연속 꺾은 것은 원화값 절하가 엔화보다 적은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달러대비 원화 절하폭은 4.3%였지만 같은 기간 일본 엔화는 7.4% 절하됐다. 대만 달러 가치는 3.0% 가량 낮아졌다.
지난해 비상 계엄 등 정국 불안 영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수출 우려가 높아지며 원·달러는 고공행진을 벌이는 반면,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올해가 관건이다. 지난해 말 달러당 157엔이던 엔화값은 최근 150엔으로 올랐다.
우리나라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 시점이 늦춰질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IMF(국제통화기금)을 비롯해 최상목 대통령권한대행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당초 2027년이면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지난 2일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은 관계자는 "IMF에서 4만 달러 달성 시기를 2027년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이후 우리나라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로 속보치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대비 4.1% 상승했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수출입 등까지 포함한 전반적 물가 수준이 반영된 거시경제지표다. 지난해 총저축률은 35.1%로 전년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국내총투자율은 30.0%로 전년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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