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국내 중견그룹 오너일가는 입사 후 임원으로 승진하기까지 평균 3.8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 오너일가의 평균 4.4년보다 0.6년 빠른 수치로, 중견그룹의 경영 참여가 더욱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는 자산 총액 5조원 미만의 중견그룹 상위 10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오너일가 237명의 경영 참여 현황이 포함됐다.
5일 CEO스코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견그룹 오너일가는 평균 30.7세에 입사해 34.5세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반면 대기업집단 오너일가는 평균 30.4세에 입사해 34.8세에 임원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견그룹 오너일가가 임원으로 승진하는 데 평균 4.1년이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일반 임원 중 상무(이사 포함) 직급의 평균 나이인 52.9세와 비교했을 때 최대 18.4년이나 빠른 속도다.
특히 중견그룹 오너일가 자녀 세대는 임원 승진 소요 기간이 평균 3.8년으로, 부모 세대의 평균 3.9년에 비해 0.1년 짧았다. 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경우, 자녀 세대가 평균 4.3년, 부모 세대는 4.5년이 걸렸다. 사장단 승진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도 중견그룹이 12.3년으로, 대기업집단의 12.9년보다 짧았다.
조사에 포함된 중견그룹 오너일가 중 33명, 즉 32.7%는 입사와 동시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 중 대성그룹에서 4명, SPC에서 3명, 현대와 조선내화에서 각각 2명이 포함돼 있었다. 김영민 SCG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허진수 SPC그룹 사장 등의 주요 인물들이 입사와 동시에 임원으로 승진한 사례로 언급됐다.
반면, 중견그룹 오너일가 중 임원 승진까지 가장 오래 걸린 인물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으로, 19세에 입사한 이후 22년 만인 1999년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외에도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13.5년), 구자훈 LIG문화재단 이사장(13년), 구자준 LIG손해보험 전 회장(12.9년), 박훈 휴스틸 대표이사(12.3년) 등이 임원 승진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 인물들이다.
이 같은 결과는 중견그룹의 경영 구조와 승진 시스템이 대기업에 비해 더 유연하고 신속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견그룹 오너일가의 빠른 임원 승진 소요 기간은 향후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중견그룹의 경영 참여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앞으로의 기업 환경에서도 중견그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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