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이사 '금권 선거' 자수...타 후보까지 수사 촉구
전북·제주 등 각지서 금품 살포...당선 무효형 사례까지
혼탁선거·낙하산 인사...중앙회 책임론 불거져
[포인트경제] 농협이 금권 혼탁 선거로 눈총을 받으면서 중앙회장의 낙하산 인사까지 재조명 되고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 출처 뉴시스 ⓒ포인트경제CG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울산중앙종협의 비상임이사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자 2명이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들에게 현금을 나눠줬다며 자수했다.
현직 이사들 "금품 선거 관행 고쳐야" 자수
이들은 자신들이 처벌 받더라도 금품 선거 관행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에 자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후보들도 많은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경찰 수사를 촉구했다.
농협 이사나 조합장 선거 자체가 폐쇄적인데다 어떤 '대접'이 없으면 득표가 어렵다는 시각이 팽배해, 이번 현직 이사들의 자수에 경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와중에 농협 선거의 금품 살포 논란은 전국 각지에서 드러났다.
최근 비상임이사 선거가 끝난 전북 완주 이서농협에서 일부 후보들이 금품으로 대의원을 포섭했다는 의혹이 일자 해당 농협 관계자는 선거 관련 민원사항이 없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전주농협에서는 후보들에게 돈봉투를 받은 대의원이 직접 이 사실을 조합에 신고했으나 예정대로 지난달 28일 투표를 진행해 진상 조사를 미루고 사태를 반복하도록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조합장 선거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전북의 한 농협 조합장은 2023년 선거를 앞두고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 여럿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인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았다. 같은 기간 제주 성산일출봉농협 조합장 강 모씨도 조합원 380여 명에게 쌀을 돌렸다가 회수해 징역 8개월이 확정되면서 당선 무효가 됐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해당 농협에서 각자 대응 중이고 중앙회도 소통하며 협력 중이다. 잘못된 부분은 당연히 처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 선거도 시끌...강호동 회장 낙하산 인사까지
일각에서는 이러한 지역농협 선거의 부조리가 중앙회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강호동 중앙회장은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뤄진 선거에서 제 25대 회장에 당선된 이후 49명 고위직 인사 모두 내부 승진자 없이 강 회장 선거 캠프 관련 퇴직자로 채워 논란이 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강 회장 본인이 "마음을 나눈,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이라며 보은 인사임을 인정했다.
낙하산 인사 의혹에는 지난 2022년 NH농협 무역 대표에서 퇴임한 뒤 강 회장의 선거를 도운 지준섭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여영현 상호금융 대표이사를 포함해 박석모 조합감사위원장 및 김창수 남해화학 대표와 강남경 부사장, 박서홍 경제지주와 김정식 농민신문사 대표 등이 언급됐다.
지난 1월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인사권 남용 문제를 지적하며 "새로 임명된 주요 임원도 과거 각 부문장이나 본부장으로 퇴임한 사람이 상당수"라고 짚었다. 이어 "이런 방식의 인사는 농협 직원들의 근로 의욕을 저하시킨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020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는 영남 지역 조합장들에게 배포된 지역간 사전 단합 의혹 문서를 포함해 대의원 유권자 금품 제공, 상임이사를 통한 선거자금 조달, 금감원 부정대출 감사 의혹까지 난무해 경찰과 선관위 조사로 이어진 바 있다.
Copyright ⓒ 포인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