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도 투자처럼?…경계에 선 ‘지수형 보험’, 업계 표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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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도 투자처럼?…경계에 선 ‘지수형 보험’, 업계 표준 될까

투데이신문 2025-03-05 11: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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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보험업계에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보험 모델이 등장했다. 특정 지표를 기준으로 보험금이 자동 지급되는 ‘지수형 보험’ 도입으로 소비자는 신속하고 정교한 보상을 받고 보험사는 지급 과정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투자 성격을 띠는 등 상품 구조가 복잡해진다면 소비자 이해도가 떨어지면서 본래 취지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업계 최초로 ‘출국 항공기 지연·결항 보상(지수형) 특약’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지난해 7월 보험개발원이 제공한 지수형 항공기 지연 보험에 대한 참조요율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기존 항공기 연착 보험의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야 동일한 보험금이 지급됐지만, 이번 상품은 연착 시간이 길어질수록 보상금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실제 항공기 지연 시간에 따라 4만~1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며, 공공데이터와 연동해 자동으로 고객에게 알림톡이 발송된다. 고객이 안내에 따라 탑승권 사진만 올리면 보험금이 즉시 지급되는 방식으로, 사전 설정 기준만 충족한다면 보험금 보상 속도가 빨라지게 된 셈이다.

기존 보험 상품은 정형화된 보상 기준을 따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수형 보험의 경우 기후, 교통, 건강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상품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수형 보험 국내서도 확대될까…글로벌 전망 ‘맑음’

삼성화재가 첫 발을 뗀 이후로 지수형 보험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지에 대한 관심도 쏠린다. 실제 KB손해보험이나 현대해상 등 대형보험사에서는 지수형 보험 출시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기존 보험의 경우 사고 발생 여부를 놓고 소비자와 보험사 간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수형 보험은 객관적인 데이터에 따라 자동 지급되므로 논란의 소지가 줄어든다”며 “또한 단계별로 정교한 보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소비자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수형 보험의 향후 연평균 성장률이 11%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세계 시장 조사 전문기관 커스텀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수형 보험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148억 달러(약 21조5000억원)에서 2032년에는 393억달러(약 57조7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손해보험업계에서도 소비자에 대한 신속한 보장과 함께 보험사의 객관적인 기준이 마련된다는 장점에 주목해 지수형 보험 장려에 나서는 추세다.

최근 손해보험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이병래 회장은 “그간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해야 보상받을 수 있었던 기후보험은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즉시 보장받을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협의할 예정”이라며 “강수량 등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손해사정 절차 없이 바로 보상받을 수 있는 지수형 보험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수에 따른 변동성, 보험과 투자 상품 경계 허물어

지수형 보험은 데이터 기반 금융 혁신의 한 형태로, 보험업계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소비자 이해도를 높이고 투자 성격을 최소화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예컨대 삼성화재의 첫 지수형 보험은 항공기 연착 등 생활 밀착형 데이터를 활용한 초기 단계의 상품이다. 그러나 향후 시장이 발전하면서 주가지수나 금리, 물가 등 거시경제 지표와 연동된 다양한 상품이 출시된다면 투자 성격을 띨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 이해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지수형 보험의 장점이 분명 존재하지만 복잡한 투자 구조를 띠게 된다면 소비자가 상품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가입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보다 직관적인 상품 설계와 명확한 설명 제공 등 소비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해외에서는 지수형 보험 상품에 대한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지수형 보험을 판매할 때 소비자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반드시 시뮬레이션 예시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특정 경제 지표와 연동되는 상품의 경우 투자상품과의 차이를 명확히 설명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도 지수형 보험의 등장으로 인해 보험과 투자상품의 경계가 더욱 흐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이 세분화되고 정교화될수록 소비자 이해도는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당장은 단순한 내용의 보험 특약 수준이라 내용이 복잡하지는 않지만, 향후 발전에 따라 소비자가 유리한 지점을 스스로 잘 찾아 판단해야 한다는 리스크는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위험을 관리하는 보험과 자산 증식 목적의 투자상품 경계가 흐려지는 추세”라면서 “지수형 보험 또한 데이터 기반으로 잘 발전한다면 보험의 안정성과 투자상품의 수익성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품 설계에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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