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대표 한자리에…내수진작 해법 모색

제39차 대한상의 유통위원회가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가넷스위트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유통업계 대표들이 내수진작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소비심리 위축, 고물가, 고금리로 내수 부진이 장기화됨에 따라 유통업계의 역할과 대응 전략을 점검한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가넷스위트에서 ‘소비활성화를 위한 유통업계 성공전략’을 주제로 제39차 대한상의 유통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준호 대한상의 유통위원장,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 이제훈 유한킴벌리 대표, 이종호 알파 대표 등 주요 기업 대표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유통위원회에는 김병규 연세대 교수가 연사로 나섰다. 그는 소비활성화를 위한 유통업계 성공전략으로 충성고객층 확보와 정체성 소비, 시각적 상징 확보 등을 꼽았다. 

먼저 김 교수는 불황기에는 브랜드의 충성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팬 브랜드(Fan Brand)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모든 소비자를 겨냥하는 마케팅보다 특정 집단의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애플, 테슬라, 스타벅스 등 성공한 브랜드들은 소수 핵심 고객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다. 사회적 특정 집단이 사용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형성된 후 대중에게 확산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김 교수는 지난해 딜로이트의 조사를 인용하며 한국 소비자들이 미국 소비자 대비 브랜드를 통해 정체성을 인식하려는 구매가 두드러졌다고 전하며 ‘정체성 소비(Identity  Consumption)’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불황기에도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단순한 기능적 이유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전체적인 이미지와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욕구가 있다”며 “뷰티, 패션, 럭셔리, 피트니스 등 소비자가 자신의 스타일과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브랜드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브랜드의 강한 ‘시각적 상징(Visual Symbol)’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 “선망성 브랜드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글자보다는 집단의 표식으로 사용되는 그림형태의 로고가 효과적이다”라며 “나이키, 애플, 스타벅스 같은 성공한 브랜드들은 모두 로고가 그림형태다”라고 덧붙였다. 

정준호 유통위원장은 “유통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비 흐름을 정확히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오늘 논의된 다양한 전략들이 업계의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장근무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고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구축에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라며 “단기적인 마케팅 중심에서 장기적인 브랜딩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