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수원 국제중재 조짐···산업부, “대화 물밑 작업 중”

UAE 바라카 원전 3호기 전경. [사진=한국전력]

[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바카라 원전 추가 공사비 1조4000억원을 두고 좀처럼 협의점을 찾는데 난항을 겪는 가운데, 양사가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의 국제 중재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양사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대화를 적극 유도 중이라면서, K원전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담당기관 일원화 같은 거버넌스 개편도 같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4일 산업부에 따르면 정부는 바카라 원전 추가 공사비 정산을 둔 한전과 한수원의 중재를 위해 물밑에서 노력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부는 양사가 국제 중재 쪽으로 가지 않고 원만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중재 노력 중에 있다”며 “구체적인 중재 방식이나 형식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어렵지만 산업부가 일방이 주장하는 공사비에 대해 얼마를 수용하라는 식의 중재는 어려우며 양사가 성실히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계속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전과 한수원은 지난 2009년 한국의 첫 해외 수주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과정에서 생긴 1조4000억원대 규모의 추가 비용 처리 문제를 놓고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 1월 말 두 기관의 대표가 모여 관련 논의를 했지만 이때도 별다른 소득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사를 진행한 한수원 측은 추가 비용 정산을 한전에 요구하고 있는 반면 200조원대 부채를 안고 있는 한전은 발주처인 UAE원자력 공사(ENEC)와 대금 협상을 우선적으로 진행한 뒤 양사간 비용 정산을 추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추후 K원전 수출 시 국내 기관간의 내부 대립을 예방하기 위한 원전 수출 담당 기관의 일원화를 골자로 한 거버넌스 개선책이 근본적 해결안으로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다.

실제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국회에서 원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거버넌스 개편에 대해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며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조만간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해 원전 수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양사는 향후 K원전 수출 일원화를 내용으로 하는 거버넌스 개선책에 대한 생각은 다른 상황이다. 한전과 한수원 모두 자사 중심으로 원전 수출을 주도하기를 바라고 있다.

한전은 양사가 모두 원전 수출에서 장단점이 있지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도 이를 주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모회사인 한전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원전 기술력을 갖춘 한수원은 자사로 원전 수출 체계가 일원화 되길 바라는 입장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한전과 한수원이 공사비 정산을 두고 국제 중재에 나서게 되더라도 알려진 것처럼 K원전의 ‘팀코리아’가 파국을 맞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런던의 국제 중재에 가더라도 두 기관 사이의 정산의 한 방법이나 과정일 뿐이지 반드시 이게 팀코리아의 파국을 맞이하는 등 반드시 나쁜 의미는 아니다”라며 “현재 너무 국제 중재로 가는 것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이 씌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