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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부처·5개 분야 협의체 구성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전 세계 여러 국가 중 가장 먼저 미국 행정부와 실무협의체를 구성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브리핑은 안 장관의 방미 성과를 설명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안 장관은 지난 26~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비롯한 더그 버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부 장관, 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내각 관계자를 연이어 만나 한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안 장관은 “현 시점에선 상무부나 USTR, 에너지위원회 등 협의가 필요한 부처와 협의체를 만들어 좋은 협상의 출발점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는 단발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임기 내내 긴밀하게 소통하는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입장에선 한 나라와 협의채널을 구축하면 전세계를 상대로 다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협의체 구성에 굉장히 부정적이라는 게 안 장관 설명이다.
안 장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미 상무부, USTR, 에너지위원회 3개 부처와 △조선 △에너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관세 부과 문제 △비관세 무역 5개 분야에서 국장급 실무협의체를 만들었다. 협의체는 대면회의와 화상회의를 일일단위로 진행할 예정이며, 빠르면 다음주부터 본격 가동될 방침이다.
안 장관은 미국 행정부 각료들이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통상 환경에 대한 선입견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중국 수출의 우회로라는 인식이 박혀 있어 제재 대상에 올랐다는 것이다. 안 장관은 “백악관 고위관계자들이 트럼프 1기 당시 얘기를 한다”며 “양국 산업이 산업동맹이라고 할 정도로 협력관계가 구축돼 있다는 점을 협의체를 가동해 미국이 가진 오해를 불식하는 노력을 계속해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美, 조선협력 러브콜…알래스카 LNG 사업도
우리나라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내놓을 협상 카드로 조선협력이 꼽힌다. 안 장관은 미국 측에서 조선협력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미국은 범부처 차원에서 해군력 증강과 조선 역량 제고에 대한 깊은 인식이 있고, 이를 위해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러트닉 장관이 협력을 요청했고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물량이나, 쇄빙선과 탱크선 등을 패키지화해 장기 물량을 주문하고자 하면 이를 우선제작해 납품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또 다른 협상 카드로 고려되는 미국산 LNG 수입 확대는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무역수지 적자 규모를 지표로 삼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상쇄하기 위해 유용한 카드로 에너지 수입을 쓸 수 있다”며 “올해 LNG 장기계약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이나,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등을 활용해 수입산 다변화 차원에서 중동에서 들여오는 원유를 미국으로 돌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안 장관은 미국의 알래스카 LNG 사업 요청과 관련해선 “에너지위워회뿐만 아니라 상무부도 이 사업을 굉장히 챙기고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알래스카 사업 참여 여부를 얘기할 상황은 아니나,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에너지 수입 다변화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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