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터는 일반 컴퓨터보다 연산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 신약·신소재 개발, 기후 예측, 물류 최적화 등 다방면에서 혁신을 불러올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AWS(아마존웹서비스)가 지난달 28일 새 양자컴퓨팅칩 ‘오셀롯’을 네이처 학술지를 통해 발표했다.
오셀롯은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내 AWS 양자컴퓨팅 센터팀이 개발했으며 양자 오류 정정 구현 비용을 기존 방식 대비 최대 9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컴퓨터는 진동·열·전자기기 신호 등 외부 환경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여러 큐비트에 걸친 양자 오류 정정 기술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큐비트( qubit)는 양자컴퓨터의 기본 연산 단위로 기존 컴퓨터는 0 또는 1의 비트 단위로 표현했지만 양자컴퓨터는 0과 1이 중첩될 수 있어 빠른 연산 수행이 가능하다.
다만 큐비트의 규모가 커질수록 오류율이 증가하며 이를 정정하기 위한 비용 역시 급상승해 상용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AWS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양이 큐비트( cat qubit)’를 활용했으며 이는 비트반전오류( bit-flip error)를 자체적으로 억제해 오류 정정을 위한 자원을 크게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이 큐비트는 양자역학의 사고 실험으로 알려진 ‘슈뢰딩거의 고양이’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AWS는 오셀롯을 통해 해당 기술과 추가 양자 오류 정정 구성요소를 처음으로 마이크로칩에 결합해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발이 현존 컴퓨터로 해결이 불가능했던 문제를 풀 수 있는 내결함성( fault-tolerant) 양자컴퓨터 개발에 큰 진전을 가져다주고 이에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중이다.
오스카 페인터 AWS 퀀텀하드웨어 디렉터는 “오셀롯 아키텍처로 만들어진 양자칩은 오류 정정에 필요한 자원이 크게 줄어 비용이 기존의 5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며 “이는 실용적인 양자컴퓨터의 등장을 최대 5년 앞당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양자칩의 개발은 AWS를 비롯해 기존 클라우드 빅테크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오셀롯이 발표되기 불과 일주일 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첫 양자칩인 ‘마요라나1’을 네이처를 통해 공개했다.
신소재 위상초전도체 ‘토포컨덕터( Topological Conductor)’ 기술이 활용된 마요라나1은 손바닥 크기의 단일 칩에 8개 큐비트를 구현한 것이 특징으로, 향후 100만 큐비트 이상의 확장성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MS는 이를 통해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대를 수년 내로 앞당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글 역시 지난해 12월 양자칩 ‘윌로’를 공개한 바 있다.
윌로는 특정 작업에서 현재 가장 우수한 슈퍼컴퓨터로 알려진 프론티어가 10셉틸리언(10의24제곱)년이 소요되는 작업을 5분 만에 해낼 수 있는 연산 성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윌로는 칩에 105개의 물리적 큐비트를 갖췄으며 구글은 큐비트가 늘어나면서도 임곗값 이하의 오류율을 달성해 오류 정정 문제에 있어서도 진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클라우드 빅테크들 간의 양자칩 경쟁은 가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 IBM 등은 하드웨어 기술 기반 통합 플랫폼 구축 전략을 피고 있으며 MS, AWS 등은 자사 소프트웨어 생태계 및 클라우드 서비스에 양자컴퓨팅을 접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자컴퓨팅의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 함께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CES 기간 중에 “매우 유용한 양자 컴퓨터가 나오려면 15~30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Copyright ⓒ 투데이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