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느닷없는 '한국판 엔비디아' 공방…상대 향해 "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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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느닷없는 '한국판 엔비디아' 공방…상대 향해 "무식"

이데일리 2025-03-04 15:30: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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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집단지성센터의 ‘AI와 대한민국, 그리고 나’를 주제로 전문가들과 대담을 주고받았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정치권이 느닷없이 ‘한국판 엔비디아(NVIDIA)’ 논란으로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발단은 지난 2일 공개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연구원 국민 참여 프로젝트인 ‘모두의질문Q’ 대담에서의 발언이었다. 그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AI 관련 기업에 국부펀드나 국민펀드가 공동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그 기업이 엔비디아처럼 크게 성공하면 국민의 조세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선 3일 십자포화가 이어졌다. 함인경 국민의힘 대변인은 “현실 경제와 시장 원리를 철저히 무시한 공상적 계획경제 모델”이라며 “이 대표가 꿈꾸는 기본사회’는 개인은 전체의 이익을 위해 희생될 수 있다는 전체주의적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범여권 대선 후보 주자들도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입으로는 기업과 경제를 외치지만, 머릿속은 결국 국가가 기업 성과를 독점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무서운 기본사회 구상을 드러낸 것”이라며 “‘우클릭’으로 포장하고 실제로는 ‘사회주의’로 나아가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이 대표가 아무리 오른쪽 깜빡이를 켜도 본질적으로 반기업적, 반시장적인 인물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며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창업자의 지분도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구조인데, 정부가 30%의 지분을 ‘국민 몫’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은 기업 생태계를 전혀 모르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대왕고래로 한탕주의를 하려던 대통령을 겪었다. 그런데 그 대체재가 되려는 사람이 기업을 화천대유처럼 여기며 군침을 흘린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욱 암울해질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를 싸잡아 비난했다.

◇VC대표 “세계 각국 국부펀드·한국 모태펀드 사례 다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기본소득보다 더 황당한 공상소설 같은 얘기”라며 “엔비디아 같은 회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방법은 어디에도 없고, 그런 상상 속의 회사가 있다고 가정하고 뜯어먹을 궁리만 하고 있다. 지분 30%를 국유화하는 게 이재명식 성장전략이냐”고 따져 물었다.

3일 이 대표는 직접적 대응을 하지 않는 사이, 당이 나서서 이 같은 비판을 일축했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이 잘되니 ‘30% 지분 내놔’ 이래서 국민에게 나눠주는 것처럼 (이 대표 실제 발언과) 아무 상관없는 얘기들을 하고 혼돈하고 있다”며 “영상을 보고 나서 말하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4일 직접 여권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AI가 불러 올 미래에 대한 무지도 문제지만 한국말도 제대로 이해 못하니, 그런 수준의 지적능력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나”라며 “극우본색에 거의 문맹 수준의 식견까지 참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엔비디아 발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한 벤처캐피탈 업체인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의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류 대표는 해당 글에서 “TSMC는 무려 대만 정부 지분 48% 출자로 1987년 설립됐고, 지금 대만 정부 지분은 6.4%”라며 “버젓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류 대표는 “그냥 ‘그거 안되는데 무슨 헛소리야’ 식의 반응을 보인 수많은 다른 정치인들은, 세계 각국의 국부 펀드 전쟁과 지난 20년간의 한국 모태펀드 운용, 더 구체적으로는 포스코의 사례와 한국 대기업들에 대한 국책은행들의 엄청난 자금 지원 역사를 공부하고 오시기 바란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다수의 다른 IT업계 인사들도 해당 글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민주 “野대표 헐뜯고 곡해할 시간에 비전 제시하라”

하지만 이 대표를 겨냥한 공세는 줄어들지 않았다. 이준석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은 대왕고래에 꽂혀 산유국 이야기를 하다 느닷없이 계엄령을 선포하더니, 제1야당 대표는 얼치기 ‘AI 대박론’에 심취해 첨단산업 국유화를 꿈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시장경제에서 창조적 파괴와 혁신, 기업가정신이 어떤 생태계에서 꽃을 피우는지에 대한 초보적인 이해도 없으니 저런 무식한 말을 쉽게 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는 본인의 지적 능력부터 더 키우라”고 일갈했다. 권동욱 국민의힘 대변인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황금알에만 눈이 멀어 거위의 배를 가르려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민주당은 당 공식입장을 통해 이 같은 공세에 대해 “황당무계한 비난”이라며 “AI 골든타임 허비하면서 투자 제안은 헐뜯고 왜곡하는 국민의힘, 이러고도 여당이냐”고 강하게 성토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투자를 이야기하는데 ‘사회주의’가 난데없이 왜 나오나? 아무 말 대잔치가 따로 없다”며 “정부가 미래 성장 산업에 과감한 투자를 하자는 제안이 대체 무슨 문제가 있나? 발언의 내용을 제대로 읽어보고 비판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그는 “이 대표가 제안한 것은 첨단 미래 기술력을 국가 주도의 적극적인 투자로 확보하고 그렇게 창출해 낸 성과를 국민과 함께 나누자는 것”이라며 “이게 어려운 말인가? 야당 대표를 헐뜯고 발언을 곡해할 시간에 제대로 된 비전을 제시해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투자가 있었다면, 그 성과를 투자자들이 나누는 것이 시장 원리다. 전 세계적으로 운용되며 투자 성과를 국민과 나누는 각국의 연금기금도 반시장적이라고 우길 셈이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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