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스위퍼’를 앞세운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투수 잭 로그(29)가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새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두산의 2024시즌 외국인 투수 농사는 실패였다. 부상이 문제였다. 라울 알칸타라는 팔꿈치 부상을 겪은 뒤 시즌 중반부터 급격하게 부진했고, 결국 방출됐다. 브랜든 와델 역시 중반에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다시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했다. 단기 대체 선수로 합류한 시라카와 게이쇼 또한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두산은 시즌이 끝난 뒤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콜 어빈과 원투펀치를 이룰 선수로 토마스 해치를 데려왔으나, 메디컬 테스트에서 어깨 쪽 문제가 발견되면서 계약을 포기했다. 이후 발 빠르게 영입에 착수했고, 매년 구단의 계약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로그와 사인했다.
어빈과 1선발 경쟁을 벌이는 로그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19경기(3승 8패·평균자책점 7.20) 등판 경험이 있는 왼손 투수다. 최고 구속 151km의 패스트볼과 싱커, 체인지업, 커터를 구사한다. 주무기는 스위퍼다. 스위퍼는 ‘마구’로도 불린다. 수직 변화가 적고 수평으로 크게 움직이는 탓에 타자가 공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스위퍼는 최근 KBO리그를 뒤흔든 구종 중 하나다. 2023년 NC 다이노스에서 뛰며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을 달성한 에릭 페디와 지난해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제임스 네일 모두 스위퍼를 주무기 삼아 KBO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뽐냈다.
페디와 네일이 모두 오른손 투수였던 반면 로그는 왼손 투수다. KBO리그에서 왼손 투수가 던지는 스위퍼는 흔하지 않다. 여기에 로그는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숨김 동작(디셉션)까지 좋다. 스위퍼의 위력을 배로 끌어 올려 KBO리그 타자들에게 어려움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로그는 스프링캠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캠프 첫 라이브 피칭에서 날카로운 궤적의 변화구와 함께 최고 구속 150km 패스트볼을 대부분 스트라이크 존 근처로 꽂아 넣었다. 일본에서 치른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2경기에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활약에 힘입어 로그는 이승엽 감독과 코치진이 선정한 스프링캠프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로그는 수상 직후 MVP로 받은 상금을 신인 투수 홍민규에게 건네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받을 자격이 있는 막내 (홍)민규에게 상금을 전달한다. 이번 캠프를 통해 실력이 크게 향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 신인 투수 중 유일하게 캠프 명단에 포함된 홍민규는 연습경기 3경기에서 3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한편 두산은 36일간의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치고 4일 귀국했다. 이승엽 감독은 “계획했던 훈련과 실전을 대부분 소화할 수 있었다. 개막전부터 100%의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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