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 하마스 테러단체로 지정해야" 촉구…인도, 반응 안 해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급 인물이 인도와 파키스탄 간 영유권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 나타나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단체 행사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지정할 것을 인도에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하마스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할리드 알-카도우미가 지난달 5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카슈미르는 파키스탄과 인도가 1947년 영국에서 분리 독립한 뒤 영유권을 놓고 몇차례 전쟁을 벌이고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양분하고 있는 히말라야 지역이다.
파키스탄의 이른바 '카슈미르 연대의 날'에 맞춰 개최된 당시 행사에는 유엔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정된 자이시-에-무함마드(JeM)와 라슈카르-에-타이바(LeT) 지도자들도 참석했다.
JeM과 LeT는 각각 파키스탄에 기반을 두고 카슈미르에서 주로 활동하는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다.
알-카도우미 등 행사 참가자들은 연대를 과시하며 인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서 열린 행사에 하마스 지도자급 인사가 참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인도 매체들은 전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파키스탄 테러단체들 간 연계 가능성을 강조하며, 하마스가 인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인도가 차제에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이전에도 인도에 이러한 입장을 전달해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양쪽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인도 측에서는 아직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인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를 통해 서로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하는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
다만 하마스가 인도와 인접한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만큼 인도 당국이 이스라엘 측의 이번 주문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고 인도 매체들은 전했다.
인도에서는 1967년 제정된 불법활동금지법(UAPA)에 따라 특정 단체를 테러단체로 지정한다. 인도 당국은 이 법에 따라 작전과 자금, 조직원 동원 등 해당 단체의 활동이 인도 영토 내에서 이뤄졌다는 증거에 근거해 문제의 단체를 테러단체 명단에 올리게 된다.
인도 외무부는 특정 단체를 테러단체로 지정하는 사안은 UAPA에 따르게 돼 있다고만 밝혀왔다.
현재 인도의 테러단체 명단에는 이슬람국가(IS) 등 44개 단체가 올라 있다.
하마스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영국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정돼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 튀르키예 등 일부 국가들의 테러단체 명단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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