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마비, KTX 사고, 고속도로 추돌…전국 아수라장, 사망자 속출"
"자체 핵무장 통한 군사력 균형 필요…궁극적으로 남북통일 이뤄내야"
[※ 편집자 주= 이번 특집 기사는 106주년 3.1 절을 계기로 기획됐습니다. 지난 2022년 9월 시작된 [삶] 인터뷰 내용 가운데 안보, 통일 등과 관련된 내용만 발췌해 묶었습니다. 핵 EMP탄에 대한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의 발언은 이미 송고된 인터뷰기사에 없었던 것으로, 이번에 새로 추가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기자= 길게는 1년 동안 한국 국민은 전기 없이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보내야 한다. 상점도 문을 닫아 수만 명 이상이 굶어 죽는다. 병원은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하늘에 떠 있는 비행기들은 거의 모두 추락하고, 지상에 있는 항공기는 이륙하지 못한다. KTX가 달리다가 초대형 사고를 낼 수 있고, 고속도로에서는 전기자동차가 멈춰서서 연쇄 추돌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사람들은 엘리베이터에 갇힐 수가 있다.
이는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한국핵안보전략포럼 대표)이 북한의 핵 EMP탄 3개 정도가 한국 상공에서 터질 경우, 일어나는 현상에 관해 설명한 것이다.
핵 EMP탄은 핵폭발 때 나오는 강력한 전자기파 펄스(eIectromagnetic pulse)가 전자기기의 회로 등을 태워버려 마비시키는 무기다.
106년 전 우리 민족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3.1운동을 전개했다.
그 운동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그 이후에도 독립운동에 나서는 사람은 죽음을 각오해야 했다.
당시 우리 민족이 목숨을 희생하면서 간절히 원했던 한반도는 현재의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크지도 않은 나라가 분단된 모습은 상상조차 못 했다.
지금 한반도는 두동강 났고, 북한은 핵무기로 동족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은 자주국방이 안 되니 미국에 의존해야 하는 형편이다. 미국도 핵무기로부터 한국을 지켜주기 어렵다. 자국민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은 전 세계 200개 국가 가운데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됐다.
참담한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핵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는 방법은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통해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 외에는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언젠가 한반도 격변기에 한국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필요하다는 견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남북한 통일을 이루고, 강한 국가를 만드는 것이 3.1운동 정신에 맞는다.
◇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한국핵안보전략포럼 대표)
-- 상당수 남한 사람은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 안보 불감증이 심각하다. 임진왜란 때도 그러했고, 병자호란 때도 그러했다. 6·25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지 못하다가 당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치인들이 좌파-우파의 가치가 아니라 한국의 안보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세계의 안보환경과 우리 주변국들의 안보 정책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우리의 올바른 국가 생존전략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 북한이 2017년에 실시했던 6차 핵실험에서는 100∼300㏏ 위력의 수소폭탄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100㏏ 폭탄이 서울에 떨어지면 어느 정도 피해가 예상되나.
▲ 핵폭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누크맵'에 따르면 서울시청 상공 100m에서 100㏏의 수소탄이 터지면 즉각적 사망자 36만명을 포함해 200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서울시청 반경 590m 지역에 있는 광화문역, 을지로 입구 등은 강력한 열에 의해 증발하고 모든 생명체는 사라진다. 이어 발생하는 강한 폭풍에 의해 반경 1.16㎞ 안에 있는 경복궁역, 서대문역, 명동역 일대의 콘크리트 건물이 모두 붕괴된다. 이곳의 사람이 생존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 한국으로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만, 자체 핵무장을 통해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미국 본토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정권에 들어 있어 우리를 도울 수 없다. 미국 대통령이 자국민을 희생하면서까지 한국을 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 한국이 핵무장 추진을 결정한다면 핵무기를 확보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나.
▲ 빠르면 1년 안에 초보적 핵폭탄 4∼6개 정도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핵 개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핵물질 확보다. 핵물질은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말한다. 플루토늄은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서 추출하고, 고농축 우라늄은 원심분리기를 통해 만든다. 우라늄 농축시설을 짓는 데는 2년 이상 걸리지만, 소규모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만드는 것은 4∼6개월이면 가능하다. 재처리시설이 완성되면 연간 50㎏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 핵폭탄 1개 만드는데 4∼8㎏의 플루토늄이면 충분하므로 1년 안에 4∼6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 만약 한미원자력협정이 개정돼서 우리도 일본처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게 되면 3~6개월 내에도 핵무장이 가능할 것이다.
-- 미국의 행정부가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나.
▲ 자국에 이익이 된다면 그럴 것이다. 과거에 인도가 핵무장을 추진하자 미국은 제재했다가 금방 해제했다. 중국 견제에 인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의 핵무장에 대해서도 미국은 제재했다가 곧바로 해제했다. 경제지원까지 했다. 테러와의 전쟁 수행에 파키스탄의 지원이 필요해서다.
-- 북한은 핵 EMP탄을 갖고 있나.
▲ 그렇다고 본다. 미국 의회 EMP 위원회 조사 결과, 2004년 러시아의 EMP 기술이 북한으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도 2017년 9월 제6차 핵실험을 강행하기 전에 그들이 개발한 수소폭탄은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이 수소폭탄을 어느 높이에서 폭발시키는가에 따라 그것이 살상용이 될 수 있고, 핵 EMP탄이 될 수도 있다.
-- 핵 EMP탄 3개가 떨어지면 한국이 마비된다고 하던데.
▲ 북한이 핵폭탄을 1.5t으로 소형화해서 충청도 상공에서 20kt급 위력의 EMP탄을 터트릴 수 있다. 그러면 엄청난 전자기 쇼크가 수도권, 강원도, 충청도, 경북 북부지역을 강타해 대부분의 전압시설과 전자부품이 파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핵 EMP탄의 파괴력은 수백㎞ 이상 떨어진 곳의 지하 케이블도 손상시킬 정도로 엄청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핵 EMP탄 3개를 충청도와 경상도, 전라도 상공에서 각각 터트리면 전국이 거의 마비된다고 보면 된다. 2017년에 제임스 울시 전(前)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북한이 미국 상공 궤도에서 핵 EMP탄으로 공격한다면 미국의 전력망이 완전히 파괴된다고 경고했다. 복구에 1년 6개월이 필요하며,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이 한국을 핵 EMP탄으로 공격할 경우 우리도 전력망 복구에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까지 걸릴 수 있다.
-- 핵 EMP탄이 터지면 한국의 군사시설은 어떻게 되나.
▲ 군사지휘통제시설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전기통신시설이 마비될 것이다. 그런데 지휘통제시설 내에서도 중요한 서버와 전원체계만 방호대상에 포함하는 경향이 있다. 상황실의 컴퓨터와 모니터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지휘통제시설은 무용지물이 되니 군사지휘시설도 완벽하게 방호가 되는지 의문이다.
-- 구체적으로 한국에서 EMP 방호 시설이 구축된 곳은 어디인가.
▲ 용산의 합동참모본부 청사와 유사시 대통령과 주요 부처 관계자들이 전쟁을 지휘하는 남태령 벙커, 육ㆍ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 벙커 등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 몇 곳이 더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 군사시설은 핵 EMP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 북한의 핵 EMP탄이 터지면 한국의 원전이 폭발하는 등의 문제는 안 생기나.
▲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이 EMP 공격을 받을 경우 안정 정지 기능이 유지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발전소와 변전소, 송전망 등에는 EMP탄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설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원전의 냉각 등 제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원자로가 폭발하거나 방사능이 누출될 우려가 있다.
--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최상책이다. 그건 우리도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한국의 모든 군사시설과 민간 시설을 EMP 방호시설로 다시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면 북한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한국의 자체 핵 보유가 미국의 북한과 중국 견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설득해야 한다.
-- 한국은 비핵 EMP탄은 보유하고 있나.
▲ 한국도 오래전부터 비핵 EMP탄을 개발해왔다. 지금쯤 개발이 완료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비핵 EMP탄의 위력은 기껏해야 반경 1∼5㎞ 이내의 전자장비 기능을 마비시키는 정도다. 전방에 배치된 북한의 전술핵무기 운용부대까지 마비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 최연혁 스웨덴 린네 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자주 국방력을 갖춰야 한다. 북한은 핵 잠수함도 갖는다고 한다. 우리도 자체 핵무기를 가질 것을 정말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한다. 미국이 어느 날 갑자기 한국에서 철수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때에는 우리 스스로 버틸 수밖에 없는데, 그건 자체 능력으로 핵무장을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 한국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이 많은 듯한데.
▲ 여러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오판해 남한을 침략할 가능성도 있다. 이때 미국은 두 곳에서 동시에 전쟁을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남한에서 미국 주도의 작전이 제대로 수행될 수 있을까?. 미국은 대만에서 중국과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한반도를 방어할 수 있을까?. 미국의 지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 버틸 수 있을까?. 우리가 재래식 무기체계에서 절대적 우위를 갖고 있다고 해도 북한이 핵무기로 위협하면 속수무책이다. 우리가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그걸 사용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전쟁을 억제하는 수단이 된다는 뜻이다.
--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추진한다면 정치권과 국민의 의견이 엇갈릴 듯한데.
▲ 여야는 국민 여론을 충분히 들어보고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적어도 안보, 외교 분야에서는 그렇게 해야 한다.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국민의 생사를 가르는 국방 문제에 대해서도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한다. 독일은 여야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었기에 통일까지 가능했다. 독일 통일은 사민당의 동방정책(Ostpolitik)으로 시작했고, 기민당 소속의 헬무트 콜이 완성한 작품이지만 여야 간의 긴밀한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나라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사실을 한국의 정치인들은 직시해야 한다.
-- 우리 국민들도 전쟁에 대비해야 하나.
▲ 전쟁 가능성을 가정하고 민방위 훈련을 해야 한다. 전쟁이 났을 때, 핵전쟁이 발생했을 때 생존에 필요한 파우치(Pouchy·생존배낭)를 준비해 놔야 한다. 스웨덴도 생존 파우치 만들기 국민 계도(啓導)를 얼마 전까지 진행했다. 이 나라 국민은 핵전쟁이 일어났을 때 대피하는 방법에 대해 훈련도 하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도 이런 훈련을 한다.
◇ 소설가 김홍신('인간시장' 작가, 전 국회의원)
-- 남북한 갈등의 비극이 사라지려면 빨리 통일돼야 하는데.
▲ 통일은 가능하면 빨리 와야 한다. 민족이 갈라진 상태에서 100년이 넘으면 민족의 정기가 달라지고 식생활, 문화도 바뀐다. 삶의 방식이 달라진다. 언어도 변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통일은 더욱 어려워진다. 물론 역사적으로 보면 한 민족이 100년 이상 갈라져 있다가 통일이 되는 일이 없지는 않았지만, 옛날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통일을 이루려면 정치인들이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버리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통일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 한국 주변의 나라들이 남북통일을 원할까,
▲ 현재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 모두가 남북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본다. 통일 한국이 자신들의 안보 전략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일이 되려면 국제 정세가 변해야 하고, 북한 주민들도 바뀌어야 한다.
-- 경제력도 통일에 중요한 변수인가.
▲ 지금도 남한과 북한의 경제력 차이가 크다. 한국이 90이라면 북한은 10도 안 될 것이다. 핵을 제외한 무기 체계는 99대 1로 북한이 열세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훨씬 강한 경제 대국이 된다면 통일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고 본다. 경제 대국이 되면 우리가 북한을 도울 수 있고, 외교 강대국이 될 수 있기에 국제사회에서 협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 박찬종 전(前) 국회의원
-- 북한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식량난으로 300만 명이 죽었는데, 아직도 버틸 수 있는 이유는.
▲ 공포정치 때문에 가능하다. 김정은은 이복형 김정남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죽였고, 고모부 장성택을 회의장에서 끌어낸 다음 평양 시내에서 고사포로 처형했다. 이런 공포정치가 통치하는 데는 가장 쉬운 방식이다.
-- 이제는 한국에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해도 되지 않느냐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북한이 대남 적화 전략 전술을 포기하지 않고 간첩을 보내고 있는데, 어떻게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나.
-- 남북통일은 반드시 해야 하나.
▲ 젊은이들 가운데 그런 의문을 가진 사람이 있다. 통일에 따른 혼란이 우려되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나는 통일의 이점이 많다고 본다. 북한에는 희토류를 비롯한 자원이 많고, 인력도 우수하다. 남한에는 기술과 자본이 있다. 이런 남북의 생산요소들이 결합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민족사적으로 보면 남북한이 분단돼 있고, 북한이 군주체제로 운영된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 여명학교(탈북청소년학교) 조명숙 교장
-- 여명학교 학생들을 볼 때 가슴 아픈 일이 있다면.
▲ 학생들을 데리고 수목원에 간 적이 있다. 여러 가지 들꽃을 보며 꽃말에 관해 이야기를 해줬다. 아이들은 "이 풀은 소금을 뿌려 먹으면 되고, 저 풀은 된장과 함께 먹으면 맛이 있고, 이 풀은 독이 있어서 절대 먹으면 안 된다"고 했다. 한번은 한 아이를 데리고 한의원에 갔다. 잘 먹지 않고, 키가 아주 작은 아이였다. 한의사는 이런 아이는 처음 봤다고 했다.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어 있어 참혹하기가 이를 데 없다는 것이다.
-- 어렵게 탈북해서 남한에 와서는 숨지는 아이도 있다고 하던데.
▲ 야학 '자유터학교'를 운영할 때 26세의 탈북 청년이 레프팅하러 가자고 했다. 자기 생의 마지막으로 그걸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는 위암 말기였다. 나는 학생들을 모두 데리고 계곡에 갔다. 그런데 배가 뒤집혔고, 그 청년과 나는 뒤집힌 배의 에어포켓에서 목을 내놓고 간신히 숨을 쉬고 있었다. 그때 그 청년은 "제가 죽을 뻔했습네다"라고 했다. 그는 한 달 후에 숨졌다. 목숨을 걸고 북한에서 탈출해 중국을 거쳐 한국에 왔는데, 암에 걸려 죽은 그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북한에서는 음식이 없어서 못 먹었는데, 남한에서는 음식이 많은데도 위암에 걸려 못 먹는 현실을 그는 죽기 전에 한탄했다.
-- 여명학교 아이들은 통일을 원하나.
▲ 간절히 원한다. 북한 고향에서 못 먹고 고생하고 있는 부모와 형제, 친구들과 함께 남한의 풍요로움을 나누고 싶어 한다. 이는 통일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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