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최근 정부가 해외 보안시장 공략 지원책을 발표한 가운데 내수시장 한계에 직면한 보안업계가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디지털전환 추진으로 보안 수요가 증대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이 우호적 인식에 힘입어 최우선 순위로 꼽히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2월 ‘정보보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의 후속 조치 중 하나로 신흥 해외 보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정책역량을 집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현지 수요에 맞춰 신흥시장을 개척하는 내용이 담겼다.
1년여 시간이 지나면서 보안업계는 동남아를 신흥시장으로 낙점하고 현지 진출을 본격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주로 국가별 고객들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동남아에서 국가사업을 수주하면서 글로벌 확장의 발판으로 삼기도 한다.
보안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배경으로는 ‘내수 시장의 한계’가 지목된다. 국내 정보보호산업은 2022년 매출 16조2000억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해 수출액은 2조2000만원으로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13%로 협소한 수준이다. 국내 매출 비중 또한 공공 중심으로 편중돼 있다.
고객층이 제한되다 보니 내수 시장은 경쟁까지 치열하다. 지난해 정보보호산업 실태조사에서는 보안기업의 매출 악화 요인으로 기업의 50%가 ‘기존 고객사 납품 감소 및 해지’를 꼽았다. 경기 위축(44.4%)과 업계 간 경쟁 심화(27.8%)가 그 뒤를 잇는 형국이었다.
동남아 시장은 보안 수요가 증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를 지닌다. 동남아는 디지털전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보안에 대한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동남아 사이버보안 시장이 2028년까지 연평균 11.8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남아에는 대기업 공장들이 대거 진출해 있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보안 수요가 뒤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에는 글로벌 대기업 공장들이 많이 있어 이들의 기준을 따라가기 위해서 보안 퀄리티를 높일 수밖에 없다”며 “자연스레 보안 수요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봤다.
우리나라 기업들에 우호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동남아 시장이 진출하기에 용이한 이유가 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상외교와 친한 문화로 우호적인 형성된 분위기를 바탕으로 다수의 협력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우리 기업의 수출 비중도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먼저 씨큐비스타는 지난달 해외 보안 솔루션 공급 파트너인 인터시큐테크와 협력해 인도네시아 은행권에 패킷사이버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씨큐비스타가 동남아 시장에서 거둔 첫 공급 사례다. 글로벌 확대의 교두보로 삼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반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라온시큐어도 지난해 인도네시아 정부 통합 디지털 ID 서비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컨설팅 수주 성과는 추후 본사업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동남아 국가들의 디지털 정부 구현 수요에 힘입어 해외 진출이 가속화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안랩도 말레이시아에서 지능형 위협 대응 솔루션인 ‘안랩 MDS’를 국책은행과 대형 보험사 같은 금융권에 제공하면서 사업군 고객을 늘려가고 있다. 지니언스는 주력 상품인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지니안 NAC’를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나가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보안은 여전히 부수적인 존재로 여겨지고 있어 내수 시장의 한계가 뚜렷한 만큼 기업들에게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면서 “동남아는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보안 수요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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