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진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겨냥해 ‘극우 정당’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나아가 ‘반(反)헌법 정당’으로 규정하는 등 맹폭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정당론'을 주장하며 지난달 20일 ‘MBC 100분토론에서 “지금 오른쪽 다 비어있다. 우리가 건전한 보수, 합리적 보수, 그 역할도 우리의 몫이 되지 않겠냐”고 발언한 이후 민주당의 이 같은 ‘극우 정당’ 공세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
또한 국민의힘 인사들이 연일 극우적 발언을 쏟아내며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이 중도층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등 스펙트럼 확장에 성과를 보이면서, ‘조기 대선’ 전망까지 밝게 하고 있다.
민주 “국힘, 극우 정당 자처” 맹폭
‘국민의힘이 극우 정당임을 자처하고 있다’는 민주당의 공세는 2일에도 계속됐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 ‘공수처, 선관위, 헌법재판소는 불법과 파행을 자행하고 있다. 모두 때려 부숴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극우의 미몽에 빠져 정신이 나갔느냐”며 공격했다.
황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나라가 어찌 되든 상관없이 윤석열만 지키면 만사형통이라는 뜻이냐”며 “극우의 미몽에 빠져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다”고 폭격했다.
또한 “40여 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극우 집회에 참석해, 윤석열의 지독한 망상과 궤변에 찬동하며 극우의 정당임을 자처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같은 날,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반대를 위해 단식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 “계엄 가해 정당 국민의힘의 단식 릴레이는 헌법과 질서를 위협하는 2차 가해”라며 “계엄 피해 국민을 모독하는 코스프레”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지난 1일 야 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주권자 국민을 배반하고, 민주공화국의 기본 질서와 가치를 부정하며, 내란, 반동에 동조하는 사람과 세력들이 있다”고 직격했다.
또한 “보수는 지켜야 할 가치와 질서를 지키는 것”이라며 “헌정질서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보수일 수 없다. 수구조차도 못 되는 반동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보수의 탈을 쓴 채 헌법과 법치를 파괴하는 이들을 넘어서서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며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회복하고, 진보와 보수가 경쟁하는, 정상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0일 ‘MBC 100분 토론’에서 “우리나라에서 진짜 우측이 과연 있냐. 진짜 보수라는 세력이 있냐”고 반문하며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위헌의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세력을 비호하고 같이 몰려다니는 게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나. 기본이 안돼 있다. 범죄 집단에 가깝다”라고 한 말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극우 정당’ 공세 후 민주, 중도층서 지지율 증가
민주당의 이 같은 ‘극우 정당’ 공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선거의 향배를 가를 중도층에서 크게 앞서면서 ‘극우 정당’ 프레임이 적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달 18일~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중도층에서 42%를 차지에 국민의힘(22%)을 크게 앞섰다. 1주일 뒤인 지난달 25일~27일 조사에서는 40%를 기록해 국민의힘(22%)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특히 지난달 11일~13일 한국갤럽 조사 당시 중도층에서 ‘민주 37% vs 국힘 32%’로 오차범위 내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보름 만에 중도층에서 20% 이상 격차를 벌린 셈이다.
중도층의 탄핵 찬성 의견도 보름 새 10% 가량 상승했다. 지난달 11일~13일 조사 당시 60%이던 탄핵 찬성(반대 33%) 의견은 18일~20일 조사에선 69%(반대 26%)로, 25일~27일 조사에서는 70%(반대 23%)로 뛰어올랐다.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의 우세가 확연해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1%p 상승한 44.2%, 국민의힘은 5.1% 하락한 37.6%를 기록했다.
국힘, “극우 몰이 멈춰라” 반격…보수층 결집 나서
반면 국민의힘은 ‘국민의 목소리를 극우로 매도하고 있다’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극우 정당’ 프레임에서 마땅한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이재명 때리기’로 맞대응하는 모양새만 연출하고 있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을 넘어, 국민을 극우로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당장 국민을 향한 ‘극우 몰이’를 멈추라”며 “극우 프레임이 겁나서 ‘이재명의 세상’을 용인해 줄 국민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내 인사들의 극우적 발언에 대해 “집회 참석 여부는 각자의 판단에 맡겼다”며 선 긋기에 나선 가운데, 당내에서도 “과격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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