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에서 스윙 회전 속도 높이는 방향으로 준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BO가 비율 성적 통산 순위 집계를 시작하는 3천 타석을 기준으로 하면 홍창기(31·LG 트윈스)가 출루율 부문 1위다.
지난 2016년 LG에 입단했던 홍창기는 지난 시즌까지 총 8시즌 동안 3천19타석에 들어가 해당 기준을 충족했고, 통산 출루율 0.430으로 장효조(0.427)를 제치고 순위표 꼭대기에 올라갔다.
'출루의 신' 양준혁 해설위원의 통산 출루율(0.421)도 뛰어넘었다.
지난 시즌 출루율 0.447로 2년 연속 이 부문 리그 1위를 차지한 홍창기는 올 시즌을 앞두고 변신을 택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현시대 '출루의 달인'인 그는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변신을 택했다.
LG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이던 지난달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만난 홍창기는 "작년에 단타가 너무 많아서 2루타 비율을 높이고 싶다. 그 부분을 생각하며 연습한다"고 밝혔다.
발사각을 높여 단순히 타구를 띄우는 게 아니라 좀 더 빠른 타구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그는 스윙 회전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다.
홍창기는 "연습대로 잘될 때도 있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안 되는 날도 있다. 그래도 계속 밀고 나가려고 한다"면서 "스윙을 바꾼다기보다는 (스윙) 회전을 빠르게 해 힘을 싣고자 한다. 그 부분을 신경 쓴다"고 설명했다.
LG가 홈으로 쓰는 서울 잠실구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굳이 펜스를 넘기지 않더라도, 담장 근처까지만 타구를 보내도 홍창기의 빠른 발로 장타를 늘릴 수 있다.
홍창기의 지난 시즌 안타 개수는 176개였다. 그 가운데 장타는 26개(2루타 18, 3루타 3, 홈런 5)로 전체 안타의 14.8%였다.
장타력까지 보강한다면 선구안이 뛰어난 홍창기의 타석 생산성은 획기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홍창기는 "제가 홈런을 많이 칠 선수도 아니고, (2루타를 노리는) 이 방향이 최적인 것 같다. 일단 나쁘지 않다"고 했다.
홍창기가 설정한 이번 시즌 출루율 목표는 4할이다.
그는 주전으로 도약한 2020년 이후 4할 출루율을 달성하지 못한 건 부상 때문에 결장이 잦았던 2022년(0.390)뿐이다.
그마저도 당시 리그 5위에 해당하는 뛰어난 성적이었다.
'너무 겸손한 목표가 아닌가'라는 물음에 그는 "출루율 4할도 낮은 건 아니다"라면서 "1번 타자는 출루율 4할은 돼야 팀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그 정도로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번 타자는 중요한 자리다. 그 자리에서 기본을 못 하면 팀 계획 자체가 흐트러진다. 그래서 제 몫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홍창기가 2번 타자로 들어가는 게 팀에 최적"이라고 말한다.
주로 1번 타자로 활약한 홍창기는 "타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1번 타자로 나갔을 때 성적이 좋았지만, 1번 타자가 아니라 타격 성적이 떨어진 건 아니었다. 그저 (타격감이 떨어질) 시기에 딱 걸린 것뿐이며, 타순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염 감독 부임 이후 홍창기는 '뛰는 야구'에 도전했으나 도루 성공률은 떨어졌다.
2023년은 23번 성공에 23번 실패, 지난해는 10번 성공에 11번 실패였다.
홍창기는 "올해는 더 확실한 상황에서만 뛰려고 한다. 작년보다는 많이 안 뛸 것"이라고 밝혔다.
4bu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