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원전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직원들이 처음으로 러시아 영토를 경유해 방문하자 우크라이나 정부가 주권침해를 이유로 반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AEA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주 근무조가 2일(현지시간) 임무 교대를 위해 자포리자 원전에 도착했다. IAEA는 유럽 최대의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에 안전 감독 인력을 상주시키고 있는데, 몇주 단위로 상주 인력을 교대한다.
자포리자 원전은 전쟁이 발발한 2022년 2월 이후 러시아가 점령해왔다. 여전히 우크라이나 원전 기업 직원들이 시설 운영을 맡고 있지만 러시아는 새 관리팀을 꾸려 자포리자 원전에 파견했다.
통상 IAEA 전문가들은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 통제 지역을 거쳐 자포리자 원전에 들어간 뒤 기존 근무조와 교대했으나 이번엔 러시아를 경유했다.
교대 근무조가 러시아 땅을 통해 자포리자 원전에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러시아 측 원전 운영 책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번 전문가 방문에 대해 "러시아가 영토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시 점령지에서 국제기구에 불법적이고 모순적인 원전 운영 방식을 강요하려는 러시아의 협박과 시도로 빚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IAEA는 우크라이나 측 성명에 아직 반응하지 않고 있다.
prayerah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