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종신고용 관행이 강한 일본에서 견조한 실적을 올리는 대기업도 희망퇴직 등을 통해 조기퇴직을 실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일 보도했다.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는 작년 11월 국내외 직원 중 약 5%인 1천명 미만 규모의 감원 계획을 사내에 대외비로 알렸으며 이달 말까지 대상 직원에게 통고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르네사스는 역대 최고의 순이익을 올린 2023년에도 감원을 단행해 329명이 퇴직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천190억엔(약 2조1천29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정리해고가 필요한 상황이 아닌 것은 명확하다"며 "흑자를 더 크게 내기 위해 인력에 손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르네사스는 미쓰비시전기와 히타치제작소의 반도체 사업과 NEC로부터 분사된 NEC일렉트로닉스가 통합해 2010년 출범한 회사다.
일본 전기전자 업체인 코니카미놀타도 직전 사업연도(2023년4월∼2024년3월)에 5년 만의 흑자를 냈지만 이달까지 약 2천400명의 감원을 추진 중이다.
대형 보험사인 제일생명도 올해 1월 1천명의 희망퇴직을 모집했다. 앞서 후지쓰는 지난해 간부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해 200억엔(약 1천944억원)의 비용을 회계 처리했다.
인사·조직 컨설팅 회사인 파솔종합연구소의 사사키 사토시 연구원은 "버블 붕괴기에는 일본 기업들이 실적이 악화하자 단기 대응 차원에서 인원 감축을 했지만 최근 양상은 다르다"라며 "실적 악화 전에도 구조개혁을 단행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기업 신용조사 업체인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조기퇴직이나 희망퇴직 계획을 공표한 상장사는 57개사로 전년보다 16개사 늘었으며 조기·희망퇴직 모집 인원은 3년 만에 1만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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