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 카드사 조달 비용↓…“실적 회복은 언제?”

카드결제 이미지. [연합뉴스]

[직썰 / 최소라 기자]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3년 만에 2%대로 하락하면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기존에 발행된 고금리 채권의 영향으로 인해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여전채(AA+, 3년 만기) 금리는 28일 2.995%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3.837%)과 비교하면 약 1%포인트(p) 가까이 하락한 수준으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환경의 점진적 개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여전채 금리 인하에 발맞춰 카드사들은 적극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2월 한 달 동안 롯데카드(6500억원), 현대카드(4200억원), 삼성카드(4000억원), KB국민카드(4000억원), 신한카드(2500억원), 하나카드(2000억원) 등 주요 카드사들이 총 2조2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금리 인하로 인한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선제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는 3년 만기 채권 발행으로 자금 조달하는 까닭에 단기적인 실적 개선 효과는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이후 카드사들은 5.6% 이상의 높은 금리로 발행한 여전채 물량이 남아 있어 물량이 소진되기 전까지는 조달 부담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

NH투자증권 최성종 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 이후 발행된 높은 금리의 회사채가 점진적으로 차환되면서 카드사들의 이자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전업카드사 7개 기준으로 올해 만기도래하는 채권 중 표면금리가 3.5%를 상회하는 비중은 55.7%에 달한다. 이에 따라 2분기 이후에는 조달 금리 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며,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 절감 효과가 본격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인 실적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만기가 도래하는 고금리 채권을 저금리로 차환하면서 카드사의 이자 비용 부담도 줄어드는 까닭이다.

경기 불확실에 따른 내수 경기 둔화도 변수다. 소비가 위축으로 인한 신용카드 이용 증가가 제한되면서 카드사 수익성 회복을 늦출 수 있다.

정부의 금융 정책 변화와 카드사 영업 환경을 둘러싼 규제 가능성도 남아있다.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추진할 경우, 카드사들의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간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수익성 악화를 겪어왔으며,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가 이뤄진다면 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 비용 절감 효과가 상쇄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 금리인하는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면서도 “추가 금리 인하의 불확실성, 내수 경기 부진으로 인한 차주들의 상환능력 저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이슈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이 상존하는 만큼 수익성 개선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