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목격자와 대화"…범죄 현장 읽는 과학수사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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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는 목격자와 대화"…범죄 현장 읽는 과학수사관들

연합뉴스 2025-03-02 08:00: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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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제
박성제기자

부산경찰청, 지난달 모의범죄 실습실 개소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부산에 있는 한 20평대 아파트에서 성인 한 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는 등에 흉기가 꽂힌 채 숨졌으며, 바닥 곳곳에는 피 묻은 발자국이 남아 있다.

타살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용의자는 이미 도주한 상태.

현장에 출동한 과학수사관들은 어떻게 수사할까.

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과학수사관의 현장 증거 수집 능력을 강화하는 '모의 범죄 실습실'이 마련됐다.

마치 실제 살인 사건이 벌어진 것처럼 구현된 이곳은 과학수사관이 실전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조성된 실습실이다.

시현에 나선 과학수사관은 이날 실제 범죄 현장처럼 조심스럽게 실습실에 들어섰다.

이들은 먼저 증거를 보존하기 위해 비닐 덧신을 신고 테이프로 통행 제한 구역을 지정했다.

이어 바닥의 증거를 훼손하지 않도록 플라스틱 재질의 통행 판을 깔아 이동 경로를 마련했다.

송원철 부산경찰청 과학수사과 경위는 "실제 범죄 현장에서는 증거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벽에 붙어 이동한다"며 "현장을 면밀히 살펴본 뒤 과학수사관이 각각 어떤 업무를 맡을지 회의를 거쳐 결정한 뒤 본격적인 증거 수집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과학수사관은 이후 흉기와 발자국의 크기를 정밀하게 측정한 뒤 카메라로 촬영하고, 각 증거물 근처에 노란색 번호판을 배치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증거인 흉기는 지문이 훼손되지 않도록 끝부분을 두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집어 투명 봉투에 보관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물컵에 범인의 지문이 남아있을 것을 고려해 붓으로 이물질을 제거한 뒤 불빛을 비춰 확인했다.

또 피해자 주변에 퍼진 혈흔의 방향과 형태를 유심히 관찰해 범인의 정황을 파악했다.

박대한 부산경찰청 과학수사과 순경은 "흉기에 찔린 방향, 혈흔의 형태 등을 분석하면 범죄 현장을 읽을 수 있다"며 "혈흔 형태 분석실에서는 흉기로 사용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혈흔의 특징을 연구하며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 과학수사과에는 현재 일선 경찰서를 포함해 96명의 과학수사관이 근무한다.

이들은 하루 평균 10∼20건의 변사 사건을 비롯해 화재 등 다양한 현장에 출동해 사건 해결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2022년 추석 연휴 50대 여성이 도라지 물을 먹여 모녀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자칫 미궁 속에 빠질 뻔한 이 사건도 과학수사관이 현장 감식을 수십번 거듭한 끝에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

부산경찰청 과학수사과는 지난해 과학수사 아이디어 공모전, 과학 치안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각각 수상했으며, 전국 과학수사 경진대회에서도 항상 상위권을 기록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공소 유지를 위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앞으로도 사건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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