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전시현 기자] 지난 2월 가상자산 시장이 연이은 악재 속에 '잔인한 달'을 기록했다. 한 달 만에 약 1,433조원(9,8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1일 코인마켓캡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조 6,4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월 초 3조 6,200억 달러에서 27%가량 급감한 수치다. 이로써 시장 규모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작년 11월 초 수준인 2조 3,500억 달러에 근접하게 되었다.
지난해 말부터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 가상자산 기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백악관 내 가상자산 실무그룹 신설을 추진하며 시장 내 기대감이 고조됐다. 이 실무그룹은 디지털 자산 관련 정책에 대한 조언과 함께 6개월 내 전략 자산 비축 방안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계획 발표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며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다. 더불어 1월 말 저비용 고효율 AI 모델 '딥시크' 관련 혼란도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가족 회사를 통한 밈 코인 발행 역시 알트코인 시장의 자금을 흡수하며 변동성을 증폭시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오피셜 트럼프' 유통량의 80%는 트럼프 그룹 계열사 두 곳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 해킹 사건은 투자 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 다만 전문가들은 탈취된 14억 6,000만 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이 아직 시장에 풀리지 않은 점을 들어 해킹 여파가 단기 변동성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지난해 5월 'DMM비트코인' 해킹 당시 비트코인은 단기적 하락 후 빠르게 회복한 바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2018년부터 20% 이상의 낙폭이 7차례 발생했으며, 이번 하락세는 빠르게 진행됐지만 과거 단기 낙폭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와 친비트코인 성향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과거와 달리 극심한 변동성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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