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1st] ‘손흥민 토트넘 재계약 거부’의 행간과 토트넘이 손흥민을 잡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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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1st] ‘손흥민 토트넘 재계약 거부’의 행간과 토트넘이 손흥민을 잡아야 하는 이유

풋볼리스트 2025-02-28 16:44: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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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손흥민과 토트넘홋스퍼의 재계약이 쉽사리 성사되지 않을 걸로 예상되는 가운데 토트넘이 발전된 구단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손흥민을 잡을 필요가 있다.

지난 26일(한국시간)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손흥민 이후 시대를 서두르지 않는 토트넘”이라는 제호 아래 손흥민과 토트넘의 향후 동행 여부에 대해 분석했다.

해당 보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내용은 “손흥민은 올여름 33세가 될 예정이며, 토트넘이 점점 유소년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감에 따라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가 관건”과 “구단은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은퇴하기를 원하지만, 재계약을 설득하지는 못하고 있다”이다. 위 두 문구는 토트넘과 손흥민의 관계를 요약하는 핵심적인 구절들이며, 손흥민이 토트넘과 계약 연장에 미온적 태도라는 걸 암시한다.

손흥민은 지난달 토트넘과 1년 계약 연장 조항이 발동됨에 따라 2026년 6월까지 구단에 머무른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다가오는 여름 손흥민을 자유계약(FA) 대상자로 잃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현지에서도 이번 계약 연장이 재계약을 위한 초석인지, 이적료를 받기 위한 수단인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우선 ‘더 타임스’는 전자에 보다 무게를 뒀다.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나 해당 보도와 토트넘의 태도는 약간의 괴리가 있다. 토트넘은 계약 연장 조항을 발동하는 데 있어서도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끌었다. 상기했듯 손흥민의 나이가 결코 적지 않기 때문에 경기력 추이를 보고 판단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득점 페이스가 예년만 못한 게 사실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292분당 1골을 넣어 데뷔 시즌인 2015-2016시즌 이후 최악의 기록을 세웠다. 안와골절과 스포츠 탈장 등으로 고생하던 2022-2023시즌 290분당 1골보다도 낮은 수치다.

그러나 이러한 득점 감소는 손흥민의 결정력이 줄어든 탓이라기보다 전술적 역할이 도우미에 가깝게 변경됐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PL에서 194분당 1도움을 기록 중인데 이는 역대 시즌 중 가장 좋은 수준이다. 이전 기록은 2019-2020시즌 249분당 1도움으로 해당 수치를 넉넉히 넘어설 걸로 보인다.

분명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을 망설일 만한 요인은 있다. 현재 손흥민이 구단 내에서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 황혼기에 가까워진 선수에게 일정 이상의 주급이나 계약 기간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다.

윌송 오도베르(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윌송 오도베르(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나 토트넘은 손흥민보다 나은 선수를 찾기 힘들다는 걸 이미 체감 중이다. 토트넘은 몇 년 전부터 손흥민 이후 시대를 대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이후만 해도 마노르 솔로몬, 티모 베르너, 윌송 오도베르, 마티스 텔 등을 영입해 가능성을 시험했다. 그러나 부상, 부진 등 갖가지 이유로 손흥민만큼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친 선수는 없었다. 오히려 유소년 팀에서 올라온 마이키 무어가 가장 기대할 만한 경기력을 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은 대체자가 나타나는 것과 별개로 향후 몇 년간 토트넘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토트넘이 추구하는 젊은 팀은 베테랑 없이 흔들리기 쉽다. 토드 볼리 구단주 부임 이후 첼시가 단적인 예시로, 첼시는 두세 시즌 동안 기복 있는 플레이로 좀처럼 4위권 이상으로 치고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토트넘의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 역시 2021-2022시즌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리빌딩을 하는 과정에서 PL에서 가장 젊은 선발진이 꾸려질 정도였는데, 결과적으로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며 토트넘에 밀려 리그 5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경기 토트넘의 선발 명단 11명의 평균 연령은 23.2세였다. 27라운드 PL 최연소 선발진이었다. 특히 전방 스리톱은 20세 오도베르, 19세 텔, 23세 브레넌 존슨으로 매우 어렸다. 세 선수는 제대로 된 전방압박을 수행하지 못했고, 몇 없던 역습 상황에서도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나마 오도베르가 가장 나은 활약이었는데 손흥민이 후반 교체로 들어가 보여준 영향력만큼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현재 구단 내에 경기장 안팎에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선수는 손흥민뿐이다.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수 있는 벤 데이비스는 출전시간이 적어 경기장 내 영향력이 높지 않고, 이번 시즌 손흥민보다 많은 시간을 뛴 데얀 쿨루세프스키나 페드로 포로를 라커룸 리더라고 보기는 힘들다. 손흥민처럼 2010년대 중후반 토트넘 황금기를 주전으로 보낸 선수도 없다.

다몰라 아자이(왼쪽부터), 데인 스칼렛, 손흥민, 마이키 무어(이상 토트넘홋스퍼).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다몰라 아자이(왼쪽부터), 데인 스칼렛, 손흥민, 마이키 무어(이상 토트넘홋스퍼).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토트넘 유소년 선수들이 손흥민을 어떻게 여기는지만 봐도 손흥민의 필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토트넘 차기 프랜차이즈 스타인 무어는 손흥민을 롤모델로 삼는 걸로 유명하다.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엘프스보리전에서 데뷔골을 신고한 무어, 데인 스칼렛, 다몰라 아자이는 경기 이후 손흥민과 기념 사진을 촬영했고, 손흥민이 관련 게시글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재하자 곧장 댓글을 달아 존경심을 드러냈다.

토트넘이 장기적으로 발전하는 구단이 되려면 손흥민을 붙잡아야 한다. 유망주를 꾸준히 수급하는 구단이 되려면 훈련장, 부대시설, 감독 등 여러 요소가 구비돼야 하지만 그만큼 상징적인 선수의 존재도 필요하다. 첼시가 프랭크 램파드, 존 테리, 디디에 드로그바 등이 이룩한 황금기로 유망주를 끌어들일 수 있던 것과 같은 이치다. 현재 해리 케인마저 떠난 시점에서 토트넘이 함께 가야 할 선수는 손흥민이다. 우승컵도 따라온다면 금상첨화다.

이번 ‘더 타임스’ 보도가 실제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든 손흥민이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어야 할 이유보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어야 할 이유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토트넘이 정말 손흥민을 잡고 싶다면, 그리고 매체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지금보다는 파격적인 계약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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