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엔비디아가 지난해 4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었다. 엔비디아는 최근 딥시크 쇼크로 향후 인공지능(AI) 가속기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와중에도 고성능 AI 칩 수요가 이어지면서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내놨다. 향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430억 달러로 제시하며 강한 성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지난 4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93억달러, 24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78%, 77% 늘어난 수치다.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데이터 센터용 AI 칩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4분기 AI 칩 매출은 356억달러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추론 AI가 또 다른 확장 법칙을 추가함에 따라 블랙웰에 대한 수요가 놀랍다”며 “블랙웰 AI 슈퍼컴퓨터 대량 생산을 성공적으로 늘려 1분기 수십억 달러 매출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선 "블랙웰을 성공적으로 대량 양산했다"면서 "앞으로도 (블랙웰) 수요가 높아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단기, 중기, 장기 모두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주요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업체인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 고성능 HBM 매출이 당분간 유효하다는 전망이다. 현재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이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하고 있다. 현재까진 국내 업체의 점유율이 압도적이지만, 최근에는 미국 마이크론의 추격 역시 거세다.
올해 5세대 HBM3E 12단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8단 제품 승인이 지연될 경우 그만큼 격차를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3사 모두 HBM 공장 건설을 통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미국 내 반도체 정책 강화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직은 뚜렷하게 마이크론을 지원한다는 트럼프 정부의 직접적인 언급이나 행동은 없었으나 반도체 정책의 기조가 주로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강화하고 자국 의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향후 마이크론에 대한 HBM 주도권을 강화하도록 특별히 마이크론에게 혜택을 줄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며 “지금은 미국 내 반도체 산업 전반을 강화하려는 정책적 목표가 더 크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마이크론을 지원하거나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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