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글로벌 TV 시장에서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 브랜드들에 점유율을 내주며 위기를 맞고 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에서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26%에 그친 반면, 중국 TCL, 하이센스, 샤오미의 합산 점유율은 31%에 달했다. 이는 한국 TV 제조사들이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들의 거센 추격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개별 업체로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TCL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TV 출하량 점유율은 16%였고, TCL은 14%, 하이센스는 12%를 기록하였다. LG전자는 10%로 4위에 머물렀다. 특히,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9%로, 1년 전의 41%에서 12%포인트 감소했다. LG전자의 점유율도 26%에서 19%로 줄어들었다.
중국 브랜드들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4분기 기준으로 미니 LED LCD TV 출하량이 170% 증가하는 등 기술력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격 경쟁에서 중국 브랜드에 밀리며 고전하고 있다. 특히, 초고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49.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지만, 이 시장에서도 중국 브랜드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 TV 제조사들에게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이라는 또 다른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멕시코에서 생산된 TV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 업체들은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멕시코 레이노사와 몬테레이에 TV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티후아나에서 TV를 생산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5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관세의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관세가 시행되면 한국 업체들이 더욱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상황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된 경험 제공과 고품질 음향 및 화질 프로세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브랜드들의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 향상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중국 TV 브랜드들은 자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저가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12.4%와 10.5%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하며, 한국 브랜드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 업체들은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고객의 요구에 맞춘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비전 AI'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며, LG전자는 웹OS25를 통해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대응이 중국 브랜드의 저가 공세에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중국과의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국가 차원의 보조금 지급과 대중국 관세 부과 등 시장을 지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 TV 제조사들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브랜드들의 급부상과 북미 시장의 관세 위협이라는 이중고에 처해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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