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여성교육 '억압'의 역사…신간 '닫힌 텍스트, 갇힌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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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여성교육 '억압'의 역사…신간 '닫힌 텍스트, 갇힌 여성들'

연합뉴스 2025-02-28 07:00: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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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현
임순현기자
닫힌 텍스트, 갇힌 여성들 책 표지 이미지 닫힌 텍스트, 갇힌 여성들 책 표지 이미지

[성균관대학교출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한국 여성 교육의 역사를 통해 한국에서의 근대적 여성 담론의 변화를 탐구한 연구서 '닫힌 텍스트, 갇힌 여성들'(성균관대학교출판부)이 최근 출간했다. 성균관대학교 학술기획총서 '지(知)의회랑'의 마흔일곱 번째 책이다.

김경남 국립부경대 학술연구교수가 집필에 나서 근대 계몽기(1880∼1910년)부터 일제강점기, 해방 직후까지의 교과서와 신문·잡지 속 연재물 등 이른바 '텍스트' 자료를 통해 한국 근대 여성 교육의 역사적 흐름을 분석했다.

저자는 이 시기 여성 교육이 남성 중심 사회의 봉건적 가치관과 식민 체제의 강압적 사회 분위기라는 '이중 억압' 구조에 놓여 있었다고 본다. 당시 여성 교육이 전통적인 여성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기보다는 기존 질서를 반영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특히 식민지 교육 체제 아래서 여성 교육은 지배 이데올로기의 선전 도구로 전락했고, '여성 해방' 담론 또한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한다.

1910년대에는 '식민지 여성 만들기' 작업에 초점이 맞춰졌고, 1920년대 이후에는 가정교육과 노동교육에만 집중했다고 설명한다. 당시 여성 노동에 대한 논의는 남녀평등의 관점이 아니라 식민지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정책적 목적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였다는 평가도 덧붙인다.

이 시기에 여성 교육과 여성 담론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했는지도 검토한다. 1920년대부터 '여성운동'과 '페미니즘'이라는 용어가 신문과 잡지에서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대다수 여성 문제는 여전히 '여자교육'이나 '부녀교육'의 틀 안에서만 논의됐다고 지적한다.

1920∼1930년대 여성 잡지의 변화를 분석한 대목도 흥미롭다. 1920년대 여성 잡지는 계몽적 성격이 강했던 반면, 1930년대 잡지에서는 흥미와 오락적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는 여성 교육이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대중적 소비문화와도 연결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해방 이후 여성 교육 담론의 변화도 중요한 논점으로 다룬다. 저자는 일제강점기의 교육 체제가 광복 이후 한국 사회의 여성 교육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여성 교육이 단순히 제도적 변화에 머무르지 않고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담론 형성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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