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미야자키, 김근한 기자) "눈에 불을 켜고 야간에 홀로 나와 스윙하던 그런 독기가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
오랜 기간 두산 베어스에 몸담았던 한 구단 관계자의 통탄이다.
두산이 스프링캠프 막판 거친 태풍 한가운데 들어섰다. 지난 27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 0-9 영봉패가 결정타였다. 단순히 실력에서 밀린 결과가 아니었다. 기본기와 실책, 그리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 등 모든 면에서 두산 베어스답지 않은 야구가 1회부터 9회까지 이어졌다.
201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던 두산 베어스 야구는 이런 야구가 아니었다. 빈틈 없는 수비와 될 때까지 하는 독기 서린 스윙, 그리고 너나 나나 할 것 없는 어쩌면 너무 이기적이란 말을 들을 만큼 치열한 경쟁 분위기가 진짜 두산 베어스 야구였다.
하지만, 현재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분위기는 예전과 너무나도 동떨어졌단 게 현장의 분명한 시선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진짜 독해졌다. 이미 미야자키 캠프 입성 때부터 젊은 선수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계속 날렸던 이 감독은 이제 행동으로 옮겨 칼을 빼 들었다.
엑스포츠뉴스 취재에 따르면 두산은 3월 4일 귀국 날짜에서 4일을 앞두고 일부 선수단을 미야코지마 퓨처스팀 스프링캠프로 보낼 예정이다. 또 주말 경기를 앞두고 퓨처스팀에서 일부 선수가 올라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과 구단 내부 기준까지 올라오지 않은 선수들에게 가차 없는 일시 퇴장 명령이 내려진 셈이다.
사실 두산은 과거 스프링캠프에서 그저 재밌게 즐기는 팀 분위기가 아니었다. 매일 선수단 숙소에선 야간 주차장과 야외 운동 공간으로 나와 밤을 잊고 스윙을 하는 선수들로 가득했다. 그렇게 자진해서 야간 훈련을 한 이유는 단 하나 야구를 정말 잘하고 싶어서였다. 이미 그런 습관이 몸에 밴 선배들을 보면서 후배들이 그 문화를 다시 이어갔다. 하지만, 지금 두산엔 그런 문화가 아예 사라진 지 오래다.
이승엽 감독을 포함한 현장 스태프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최대한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이끌었다. 하지만, 실전 경기가 열리는 일본 스프링캠프는 1차 캠프와는 다른 무대다. 서로가 서로를 꺾고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냉정한 시험대다. 하지만, 미야자키 캠프에서도 호주 캠프와 같은 느슨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 결과 전혀 베어스 야구답지 않은 야구가 27일 소프트뱅크전 내내 펼쳐졌다.
그간 간접적인 말로만 젊은 선수단에게 경고를 날렸던 이 감독도 이제는 가차 없이 행동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이 감독은 고만고만한 선의의 경쟁보다는 한 명이 두각을 보이는 독기 어린 경쟁을 원한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당연한 주전 통과권은 이제 없다. 엄청난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지독한 독기를 보이는 선수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이번 일부 선수단의 충격 2군행이 그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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