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대표팀 백민규(가운데)가 26일 중국 선전 유소년훈련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와 2025 U-20 아시안컵 준결승 도중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아시아 정상을 겨냥한 20세 이하(U-20) 대표팀의 도전은 결승 문턱에서 좌절됐다. U-20 월드컵 진출이라는 최우선 과제는 달성했으나, 세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갈 길이 멀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6일 중국 선전 유소년훈련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연장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3으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사우디는 또 다른 준결승에서 일본을 2-0으로 꺾고 결승에 오른 호주와 다음 달 1일 우승을 다툰다.
한국은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하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볼 점유율 58%, 슛 12회, 패스 666회를 기록하며 사우디(42%·5회·370회)를 압도했다.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한 한국은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박승수(수원 삼성), 후반 투입된 오른쪽 윙어 윤도영(대전하나시티즌) 등 개인 돌파에 능한 선수들을 앞세워 사우디 골문을 꾸준히 두드렸지만, 마침표를 찍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회 준결승까지 한국은 16개국 중 패스 횟수 2위(2797회)다. 해당 기록 최다인 일본(2835회)과 큰 차이가 없을뿐더러 3위 호주(2491회)보다는 300회 이상 많을 정도로 최대한 공을 소유하며 주도하는 경기를 펼쳤다. 또 한국의 패스 성공률은 85%로 출전국 중 가장 높고, 유효슈팅도 1위(32회)다.
그러나 효율성이 떨어졌다. 득점 수를 슈팅 수로 나눈 득점전환율 지표에서 한국은 4위(20%)로 처진다. 조별리그 3경기와 8강전, 4강전까지 총 10골로 경기당 2골을 넣었음에도 승부처에선 답답한 장면이 반복된 결과다. 또 팀 내 최다 득점(4골)에 빛나는 김태원(포르투갈 포르티모넨세)을 제외한 다른 해결사가 없었다.
물론 수확이 없진 않다. ‘이창원호’는 대회 준결승에 올라 9월 칠레에서 개최될 U-20 월드컵 출전권을 얻었다. 하지만 아시안컵보다 훨씬 더 강한 상대들을 만날 세계무대를 목표로 한다면, 기준을 더 높게 잡아야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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