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영상, 회화, 조각, 설치미술, 퍼포먼스, 아트디렉팅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예술가 김기라(50)가 첫 드로잉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본화랑과 웅갤러리에서 공동 기획되었으며,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총 세 개의 공간에서 3월 22일까지 열린다.
김기라의 드로잉은 단순한 밑그림이 아니라 예술적 사고를 정리하고 확장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그는 프로젝트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개념을 구체화하고 사유를 깊이 있게 다듬기 위해 종이에 다양한 형태와 색채를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드로잉을 중심으로 그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한지 위에 펼쳐진 다채로운 선과 면은 그의 영상, 퍼포먼스, 조각, 설치 작업 속에서 암호처럼 자리 잡으며 하나의 예술적 실체로 구현된다.
김기라는 현대 사회의 흐름을 분석하며,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요소들을 조명한다. 그의 작업은 사회적 문제를 단순한 비판이 아닌 보다 심층적인 탐구의 대상으로 삼아 예술적 언어로 재구성한다. 특히 광주비엔날레와 프라다 모드에서 선보인 ‘잔치’ 퍼포먼스는 다양한 국적과 장르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경험을 기록하며, 공동체와 문화적 융합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의 작업은 실험성과 대중성을 조화롭게 융합하는 아트디렉팅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 언어를 만들어낸다. 음악과 무용 같은 다양한 요소를 하나의 프레임 안에서 자연스럽게 결합해 관객이 예술을 더욱 친숙하게 느끼도록 유도한다. 또한 오브제 연출에서는 과감한 실험을 시도하면서도, 경쾌한 색감과 구조 속에 묵직한 철학적 메시지를 담아낸다.
이번 전시는 본화랑과 웅갤러리가 협력하여 공간을 각기 다른 챕터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드로잉 시리즈뿐만 아니라, 작품 속에 등장하는 오브제와 설치 작업도 각 공간의 특성에 맞춰 배치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단순한 작품 감상을 넘어 김기라의 예술적 사고가 발전해온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오늘날 더욱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커진 사회 속에서 김기라의 작품은 현대 사회를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단순한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개인적인 성찰과 사고의 확장을 유도하는 그의 예술 세계는 이번 전시를 통해 더욱 입체적으로 조명될 것이다.
Copyright ⓒ 문화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