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2025년 상반기 대기업 채용 시장이 지난해보다 더욱 어두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7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500대 기업 중 61.1%가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함께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배경에서 나타난 결과로, 기업들이 경영 긴축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는 4월 4일부터 13일 사이에 실시됐으며, 126개 기업이 응답했다. 응답 기업 중 41.3%는 채용 계획이 미정이라고 답했으며, 19.8%는 아예 채용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조사에 비해 각각 3.9% 포인트, 2.7% 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채용 시장의 위축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들 중에서도 대다수는 규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신규 채용을 계획한 38.9%의 기업 중 59.2%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했고, 28.6%는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고 했다. 반면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은 12.2%에 불과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이 대내외 불확실성 및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 긴축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기업이 많은 업종은 건설(75.0%), 석유화학·제품(73.9%), 금속(66.7%), 식료품(63.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업체들은 경기침체와 공급 과잉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인해 더욱 보수적인 채용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한경협은 이러한 현상이 주요 업종의 불황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채용을 줄이거나 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의 주요 이유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및 기업 수익성 악화 대응을 위한 경영 긴축'이 51.5%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고환율로 인한 경기 부진'이 11.8%, '고용 경직성으로 인한 구조조정 어려움'이 8.8%로 나타났다. 이러한 요인은 기업들이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보다는 기존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반면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미래 인재 확보를 이유로 들었다. 이들 중 83.3%가 미래 인재 확보 차원에서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혔으며, 업종의 경기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도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채용 시장의 변화로는 수시 채용 방식의 확대가 두드러졌다. 응답 기업 중 63.5%가 대졸 신규 채용에서 수시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수시 채용만 진행할 기업은 26.2%, 공개와 수시를 병행할 기업은 37.3%로 나타났다. 이는 채용 시장의 유연성과 변화에 대한 기업들의 적응력을 보여준다.
올해 상반기 대기업 채용 시장은 경기침체와 불확실성으로 인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경영 긴축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고 있으며, 이 같은 상황은 향후 채용 정책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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