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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닫힌 선거, 즉 체육관 선거”라며 선거인단 192명의 구성을 구조적으로 따져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상 선거인단은 협회 대의원과 산하 단체 임원, 선수, 지도자(감독), 심판, 축구동호인 등으로 구성되는데 전체 선거인단 192명 중 약 34%가 협회 및 산하 조직 임원이고 투표권을 가진 이들이 정 회장과 이해관계가 존재한다는 취지다.
박 위원은 “(선거인단의 60%가량을 차지하는) 무작위 추첨 카테고리는 선수, 감독, 심판, 동호회 인원 등인데 이들도 축구회관에 가서 투표한다”며 “꼭 모여서만 투표해야 하는데 그분들은 자기 생계가 걸려 있다. 정 회장과 반대되는 투표를 하거나 그런 목소리를 내게 되면 이 바닥에서 먹고 살기가 힘들다. 그래서 반기를 들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론은 ‘축구협회가 잘못 가네’, ‘문제가 많았네’ 비판할 수 있다”면서도 “체육계에 수직적 상하 구조들이 강하지 않느냐. 그런 것들이 몰려 있다 보니 정반대의 결과가 나와 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진행자가 ‘지자체 선거에서도 세 번까지만 연임하도록 제한 규정이 있다’고 말하자 “그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 물이 고이면 썩듯이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정 회장이 ‘특별 예외 신청’을 통해 연임을 시도한 것을 비판했다.
대한축구협회 규정상 회장직은 2번까지 맡을 수 있지만 ‘회장 임기 내 협회 기여도’, ‘국제무대 역할 여부’, ‘추가 임기 필요 판단’ 등을 기준으로 대한체육회 공정위원회 심사를 통해 연임이 가능한 구조다. 정 회장은 2019년, 2024년 특별 예외 신청 후 승인을 받아 지난 26일 4선까지 성공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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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 위원은 “솔직히 말해 재벌 회장들을 (스포츠 단체) 회장으로 영입하는 것은 돈 좀 내라는 것 아니냐”며 “(지난 임기) 12년간 놓고 봐도 공식적으로 밝혀진 게 3000만원이다. 굉장히 적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80년대 스포츠가 처음 발화할 때 프로야구, 프로 축구는 자생력이 없었다. 지금도 쉽진 않지만 그때는 더더욱 없었다. 그러니 한국 사회가 경제적으로 성장할 때 그 혜택을 받고 싶었던 것 아니겠느냐”며 당시 일부 대규모기업집단 회장들이 사재를 출연했던 상황을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은 축구협회가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충분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지금 국가대표팀을 유럽파로 구성할 수 있는 수준 아니냐. 이를 활용해 할 수 있는 게 너무나 많다. 돈을 얼마나 내는 회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자원들로 돈을 많이 버는 실제로 일하는 CEO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정 회장이 선거를 앞둔 지난 11일 ‘불공정’ 지적이 잇따르자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12년 동안 3000만원 냈다고 말씀하시던데 축구인들에게 낸 밥값만 해도 그 100배는 안 돼도 몇십 배는 될 것이다. 감독 선임 비용, 월드컵 포상금 등 많이 들었는데 내 생각으로는 좀 억울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는 “깜짝 놀랐다”며 “회사 다니는 사람이 부장이나 대표, 사장에게 ‘저희 대우 좀 잘해주세요’ 그랬더니 ‘너희 밥 사준 게 얼마인데’ 누가 이렇기 얘기하느냐고”도 했다.
아울러 박 위원은 “이번 (협회 회장 선거 결과로) 여론이 괴리된 걸 (사람들이) 확인하지 않았느냐”며 “이를 어떻게 토닥여주고 어떻게 위로할 것이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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