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이동하면서 '오늘 항소심 선고 결과가 대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법과 상식에 따라 판단해보면 다 알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사실상 지난해 10월부터 당내 '집권플랜본부'를 띄우면서 정권 교체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12·3 비상계엄으로 잠시 멈춘 상태였다가 해당 본부는 이달 초 경제성장을 주제로 첫 세미나를 열었다. 황정아 대변인도 이날 "(조기 대선과 관련해선) 공당 입장에서 실무적이고 행정적인 준비는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는 시점에 맞춰 본격적인 대선 준비 체제가 가동될 전망이다. 이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당대표직을 내려놓는 것과 선거대책위원회가 꾸려지는 시점이 결정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헌재 결정이 남은 만큼 조기 대선은 입에 올리지 않고 있지만 사실상 5월에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에선 공선법 위반 혐의 사건 재판이 상고심까지 가더라도 대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이 대표가 항소심 결심에서도 징역 2년을 구형받으면서 민주당은 상고심까지 고려하게 됐다. 그러나 통상 상고심 개시에만 한 달이 걸리기 때문에 조기 대선 전에 최종 선고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이번 공선법 위반 사건이 상고심에 가더라도) 공직선거법 위반이 (이 대표가) 학력을 속이거나 경력을 속여서 유권자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도 아니고 결과적으로 낙선자이니 무죄를 확신한다"면서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소속 의원들은 이 대표의 2심 선고를 겨냥한 여론전에 들어갔다. 안규백 의원이 주도하는 '더 여민 포럼'은 28일 이 대표 재판과 관련해 토론회를 연다. 이번 토론회에서 발표를 맡은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표 1심 판결은 법리를 불충분하게 원용했거나 잘못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선 항소심 선고가 1심처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의원직 상실형'에 준하게 나오면 조기 대선을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당 입장에서 정권 교체가 최종 목표인 만큼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수단을 강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선 윤 대통령 탄핵 인용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기 대선을 준비하면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공세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지난 25일 SBS에 출연해 "'8125'라는 걸 들어보지 않았느냐. 8건으로 12개의 혐의가 있고, 그중에서 5건이 재판을 받고 있고, 그중에서 하나는 유죄 판결이 나왔다는 말"이라며 "만에 하나 대통령이 됐을 때 논란이 벌어진다면 이미 기소돼서 재판 중인 부분은 당연히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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