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37)이 정든 코트를 떠나기로 하면서 많은 배구 팬의 아쉬움이 짙어지고 있다. 그러나 김연경은 언제나 그랬듯 매 경기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전 종료 후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17일 열린 단장 간담회서 김연경의 은퇴 투어가 논의됐고, 전 구단이 동의하면서 그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은퇴 투어가 결정됐다.
김연경은 프로 데뷔 직후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2005-2006시즌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그는 데뷔 시즌부터 주전을 맡았고, 이어 신인선수상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또한 프로배구 역대 최다 기록인 6번의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고,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배구의 ‘4강 신화’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렇듯 배구 팬을 넘어 많은 국민에게 감동을 안긴 김연경의 은퇴 투어가 결정되자 경기장은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찼다. 16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전, 2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전은 각각 3945명, 3808명의 관중이 입장해 김연경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흥국생명의 홈 경기에선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25일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전은 무려 6067명의 관중이 입장했는데, 이는 흥국생명의 올 시즌 최다 입장 기록이자 4번째 홈 경기 매진이다. 아울러 다음 달 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예정된 정관장과 원정 경기도 예매 시작 3분 만에 매진되면서 ‘김연경 효과’의 진가를 보여줬다.
배구 팬이 김연경의 마지막에 열띤 호응을 보이는 이유는 그가 ‘과거의 선수’가 아닌 여느 시즌처럼 맹활약을 펼치는 까닭이다. 김연경은 26일 기준 546득점(6위), 공격성공률 45.66%(2위)로 국내 선수 1위를 달리고 있다. 리시브 효율도 40.59%(2위)로 다른 팀 주전 리베로의 기록과 비슷할 정도다. 김연경의 활약 덕에 흥국생명은 V리그 여자부 1위(승점 76·26승 5패)를 달리고 있다.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김연경의 은퇴 투어는 팬들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25일 경기가 대표적이다. 이 경기는 김연경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열렸고, 많은 팬은 흥국생명 응원과 김연경의 생일을 축하하려고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경기 종료 후 팬들의 생일 축하 세례를 받은 김연경은 “오늘도 많은 팬들이 와주셨다. 언제나 감사하다. 공교롭게 내일이 제 생일이라 축하를 받았다. 많은 분과 생일 축하를 할 수 있어 뜻깊다. 팬들이 남아 생일 축하를 해주셨다. 정말 잊지 못할 생일”이라며 기뻐했다. 이제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흥국생명에 6년 만이자 통산 4번째 통합 우승의 마지막 방점을 찍는다는 각오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